책소개
근대의 작동 원리, 파놉티콘 산업혁명 이후 전통적인 가치와 질서가 해체되면서 각종 범죄가 사회... 파놉티콘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으로, 벤담이 구상한 이상적인 사회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모델이다. 파놉티콘은 감시자가 드러나지 않는 중앙 감시라는 장치를 통해 효과적으로 수감자를 교정하고...
1. 작품 소개
근대의 작동 원리, 파놉티콘
산업혁명 이후 전통적인 가치와 질서가 해체되면서 각종 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공리주의자로 유명한 영국의 사상가 벤담은 효율적인 감금 시설을 통해 수감자를 교화ㆍ재사회화함으로써 사회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파놉티콘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으로, 벤담이 구상한 이상적인 사회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모델이다.
파놉티콘은 감시자가 드러나지 않는 중앙 감시라는 장치를 통해 효과적으로 수감자를 교정하고 노동과 유용성을 결합해 자본주의적 질서를 재생산하는 시스템이다. 벤담에게 감옥은 새로운 질서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사회 개혁의 최전선이자 통제 가능한 이상적인 실험 공간이었다. 감옥의 수익이 사업자의 이익과 직결된다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는 자본주의자로서 벤담의 면모를 보여준다.
‘제러미 벤담’, ‘파놉티콘’ 부끄럽지만 나에게는 모두가 낯선 단어들이었다. 이해가 되지 않아 책머리에서부터 책장을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파놉티콘에 대한 프랑스 철학자 ‘미쉘 푸코’의 해석을 읽고서야 비로소 파놉티콘이 현 시대까지 주목받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파놉티콘은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제러미 벤담이 유용성을 전제로 고안한 감옥의 건축계획이다. 이것은 단순한 감옥의 건축계획이 아니라 그가 꿈꾸는 새로운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와 실용적 관점을 기반으로 감옥 을 건축하고 나아가 이상적인 사회를 구상한다. 파놉티콘에서의 처벌은 노동을 통해 죄인을 교정하여 후에 노동으로 또 다른 이익을 낼 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죄인들이 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일 수 있도록 제작된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세뇌시키기도 한다.
☀ 파놉티콘 ☀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제러미 벤담이 제안한 일종의 감옥 건축양식을 말한다. 파놉티콘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를 뜻하는 'option'을 합성한 것으로 벤담이 소수의 감시자가 모든 수용자를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감시할 수 있는 형태의 감옥을 제안하면서 이 말을 창안했다.
☀ 인상 깊게 읽은 구절이나 내용
“파놉티콘은 죄수를 교화하기 위해 설계 되었지만 동시에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도, 학생을 교육하는 기관에도, 노동자를 감독하는 데에도, 미친 사람을 가두는 데에도 그리고 거지와 게으름뱅이를 일하도록 시키는 곳에도 적용 될 수 있었다.”
- 이유 : 파놉티콘은 벤담이 창시한 감옥인데, 그 감옥의 형태가 사회 곳곳에서 보이고 있는 형태라는 것을 실감 할 수 있게 해주는 구절 이였다. 요즘은 정보화 사회로써, 파놉티콘의 형태가 전자 감시 형태로도 나타나는데 이것이 이 구절을 더 공감할 수 있게 하였다.
나에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이곳에 오기 전 짧은 시간 군 체험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 나에겐 특별한 시간이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중엔 오늘날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할 매우 실용적인 몇 가지 행동강령도 있었다. 그중 하나는 내가 어디서 무얼 하든 계획과 비상 연락망을 윗선에 보고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마냥 귀찮았지만 언젠가 내가 보고 받는 상급자의 역할을 체험하던 때 그 유용성을 뼈저리게 깨달았었다. 직접 보지 않아도 개개인의 행적을 알 수 있어 훨씬 많은 인원을 관리하기에 간편한 것이었다,
여기까지 떠올리고 생각해보니, 나를 비롯한 현대인의 대부분은 내가 경험한 순간 외에도 학교와 집 등에서 비슷한 메커니즘에 의해 어릴 때부터 관리받아왔을 것이라 여겨졌다. 이렇게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읽어보니 벤담의 논리에 따라 책을 읽어가면서도 파놉티콘의 개념과 구조를 이해하기 한층 편했다. 그 책의 내용과 개념이 그렇게 심오하지 않은 점도 한 몫 하지만, 실제적인 예시를 기억 속에서 금방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줄거리
파놉티콘은 '모두'를 뜻하는 'pan'과 '본다'는 뜻의 'opticon'을 합성한 것이다. 즉, 모든 것을 다 본다는 뜻이다. 원래는 죄수를 감시할 목적으로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인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이 1791년 처음으로 설계하였다. 이 감옥은 중앙의 원형공간에 높은 감시탑을 세우고, 중앙 감시탑 바깥의 원 둘레를 따라 죄수들의 방을 만들도록 설계되었다.
<중 략>
느낀점
당시의 감옥이 더럽고 시설이 나쁘고 죄수를 교화 시킬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에 벤담이 이런 감옥에 대한 상상은 일단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거주 환경을 개선하고 탈옥이나 범죄를 방지하는 시스템도 좋아 보인다. 하지만 유용성만을 강조하는 공리주의의 한계 때문에 죄수들끼리 상호 감시하라는 체제는 문제점이 있다. 감옥에서 인간관계의 신뢰성이나 우정을 나눌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노동과 이익을 중심으로 한 유용성만을 강조한 ‘완전한 통제 사회’에서 인간은 진정 행복 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점도 제기할 수 있다.
인상깊은 장면 및 구절
‘기술의 궤적에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 세력들 사이의 힘의 관계이지, 기술의 초기 디자인에 각인된 발전 방향성이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명백하게 자유를 억압하고 민주적이지 못한 기술을 놓고, 이 기술이 가져올 수도 있는 미래의 역설적인 결과만을 기다리는 것 또한 위험한 태도이다. 이럴 경우 기술의 궤적은 이를 통해 자신들의 힘은 키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 의해 독점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의 맺음말에 있는 구절이 제일 인상 깊었다. 기술이 흔히 가공하고 생산해 내는 Technology의 기술일 수도 있지만, 기술도 해당될 뿐만 아니라 여러 범주들도 포함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회 구조가 돌아가는 데 있어서 기술은 필수적인 것이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들이 위에 있는 구절에 있는 것들이 있는데 생각보다 기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에 놀랐다. 무분별하게 받아들이고 생각한 기술의 의미와 실상은 정말 달랐다.
최근 국정원의 감청의혹으로 또다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감청장비를 구입했고 이에 대해 각별히 주의하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 행적을 살펴볼 때, 국익을 위한 일이었는지 매우 의심스럽기까지하다. 군대와 경찰을 통한 감시에서 인터넷으로,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그 감시의 영역이 확장되었다. 21세기 파놉티콘의 정석이 아닐 수가 없다. 다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공익을 주장한 벤담과 달리 정부는 오로지 체제와 본인들의 안위를 위해 대한민국을 거대한 파놉티콘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오늘날에는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이 그가 소망했던 대로 다른 건물들로 확산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범세계적으로 확장되었다.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 발상의 바탕에는 공리주의와 경제적인 유용성이 깊게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억압과 굶주림, 질병과 죽음의 공포가 없는 감옥은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것 같아보이지만 한편으론 다수를 위한 소수 죄수들의 감시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