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쩌다 보니 티셔츠 수백 장, 그러다 보니 에세이 열여덟 편?!
무라카미 하루키 월드, ‘티셔츠’ 편
정갈한 슈트보다 왠지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 훨씬 잘 어울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왜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를, 그의 에세이를 사랑하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위스키, 마라톤, 레코드 등 각...
무라카미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이야기를 쓰는 소설가로 유명하다. 매년 노벨상을 탈 것 같다고 늘 언급되는 일본의 대표 작가이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데뷔작으로 일본 문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고 그의 대표작은 “노르웨이의 숲”, 이전 한국판은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의 책으로 아주 유명한 작가이다. 그리고 그의 대부분의 작품은 베스트셀러이고 전 세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소설을 읽다보면 무라카미 하루키 특유의 메마르고 건조하고 감정 없는 듯한 표현과 글 때문에 묘한 여운이 남는다. 약간의 어색함과 이질감이 느껴진다. 소설의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만 어떨 땐 자신의 껍질을 쓴 누군가가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농담이란 없고 밝지도 않고 어둡고 개인주의적인 느낌으로 가득한 책을 쓰던 작가인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일까?
에세이는 정 반대로 허허실실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정말 다른 사람이 아닐까싶을 정도로, 아주 유쾌하고 즐겁고 재미난 에세이를 썼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잡문집은 정말 시리즈가 많은데, 읽어도 읽어도 신선하고 재미있고 즐겁다. 여행에 관한 에세이도 마찬가지다. 하루키식으로 풀어낸 여행 이야기는 위트가 넘친다.
이 책은 『상실의 시대』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으로 한일 양국을 떠나 세계적인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으로 소설을 기다리는 독자는 아쉬울 수 있는 하루키 만의 위트가 묻어나는 에세이다.
심지어 ‘자신이 사랑하는 티셔츠’를 주제로 한 에세이라니, 내가 좋아하는 작가만의 문체와 유머가 읽기 전부터 기다려졌다.
하루키는 누구보다 작가만의 색이 강한 작가이다. 책과 소설을 좋아하지만 하루키의 작품은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책과 소설은 별로지만 ‘하루키’만은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대중에게 호불호가 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팬이라면 그의 소설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의 팬으로서 그의 소설을 좋아하지만, 여행집와 일상의 소소한 에세이를 더 사랑하는 편이다.
그래도 이번 신간은 조금 의아했다.
‘이런 소재와 내용이 책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