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대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페터 한트케의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다. 매년 가장 유력한 노벨상 수상 후보로 거론되는 한트케는 보편적인 문학성에 반하는 실험적인 작품들로 항상 새로운 화두를 만들어 낸다. 한트케의 소설은 통상적으로 ‘줄거리 없는 소설’이라고 회자되는데, 이...
오스트리아 작가 페테 한트케의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은 유명한 골키퍼였던 주인공 요제프 블로흐의 이야기이다. 소설의 세부 내용을 3부분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소설의 전반부>
골키퍼였던 요제프 블로흐는 건축 공사장에서 조립공으로 일한다. 어느 날 그는 현장감독의 눈빛을 보고 자신을 해고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서 공사장을 떠난다.
페터 한트케의 ‘페널티킥 앞에선 골키퍼의 불안’은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현대 사회에서 소외되고 불안한 처지에 있는 주인공 블로흐를 다룬 소설이다. 주인공 블로흐는 조금 유명한 프로 축구선수 출신으로 은퇴한 이후 공사장에서 일꾼으로 일하고 있다. 이 인물의 소통 방식은 매우 특이한데 공사장 현장 감독이 자신을 슬쩍 쳐다보자 해고의 의미로 해석하고 일터를 떠나는 기행을 저지른다.
일터를 떠난 이후에도 우연히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 정도로 주변 모든 것과의 소통, 인식 과정에서 장애 수준의 불편함을 보인다. 영화 매표소 여자 직원과 친해지고 꽤나 로맨틱한 하룻밤을 보낸 뒤에도 단지 여자 직원이 ‘일 안 나가세요?’라는 간단한 질문에 그녀를 목 졸라 죽이는 괴이한 행동을 펼친다.
주제:페널티킥에서 골키퍼는 뭉크의 절규만 맛보는 것은 아니다.
먼저 축구 용어를 알아야 했다.
페널티킥이라 함은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수비팀 선수가 반칙을 범했을 경우, 공격팀이 페널티마크 위에 볼을 올려놓고 골키퍼와 일 대 일 상황에서 차는 킥. 승부차기라고도 한다.
경기 과정에서 발생한 페널티킥은 말 그대로 러시안 룰렛이다.
누가 실수를 할지 완벽하게 찬다고 해도 어느 쪽의 골키퍼에게 신이 미소를 날릴지 아무도 모른다.
유명하고 잘 차는 축구 선수들도 실수를 하고 욕을 먹는다.
한번의 공차기로 선수는 승리와 패배를 맛보고 좌절감을 맛본다.
관중들은 순식간에 환호하고 야유를 보내지만 곧 잊어버린다.
우리의 삶도 골문 앞에서 승부차기를 하기 때문에 골을 차야하고 골을 막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
막상 인생의 문제 앞에서 홀로 서서 심판을 받는 때가 있을 것이다.
관중의 우레 같은 응원, 잘 차야 하고 잘 막아야 한다는 강박관.
어디에 서 있든지 우리는 운도 기대를 한다. 관중들도 그 운을 기다린다. 또 그 운이 따리주지 않았다며 아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