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나혜석의 세계일주 여행기지금부터 똑 90년 전 이 땅의 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돈 여성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화가 나혜석이다. 나혜석은 20개월에 걸쳐 세계 여러 나라를 방문하고 여행기를 남겼다. 일제강점기라는 척박했던 시절에 그렇게 오랫동안 세계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라고 불리는 나혜석(1896~ 1948)의 세계여행기이다. 1927년 6월 19일 열차를 타고 부산에서 출발하여 중국을 거쳐 유럽…, 마지막에는 미국에 이르는 1년 8개월의 세계여행에 대한 여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나혜석이 쓴 21편의 기행문을 그녀 사후에 시기별, 나라별로 재구성하였다. 책을 내고자 쓴 글이 아니었기에 모아서 편집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책 중간 중간 나혜석의 작품을 볼 수 있었지만, 흑백이라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녀는 전공한 해박한 미술사 지식을 가지고 세계 곳곳의 미술관을 탐방하고 기록으로 남겨 놓았다. 단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재해석하고 느낀 바를 기록해 놓았다.
여행기인 만큼 이국 풍경과 문물이 주는 감동과 깨달음이 주(主)를 이룬다. 책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부분은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끊임없이 고민한 그녀의 흔적들이다.
흐르는 세월에 몸을 맡기고
“우리의 사회는 이대로 괜찮을까?”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종종 의문을 던지는 명제이며,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일 것이다. 그러나 실상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면 역설적이게도 사회의 개혁은 바라지만 이를 위한 행동을 하지 않고 단지 시간이 흐르는 대로 세월에 몸을 맡기고 살고 있진 않은가?
이러한 물음에 답하듯 20세기 초 여성의 몸으로 거센 사회에 저항을 한 페미니즘 작가이자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가 있다. 일제강점기란 암울했던 시기와 조선이란 나라 속 여성으로서의 삶 모두에 저항했던 예술가 나혜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그녀를 만나 볼 것이다.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예술가 나혜석
조선여성 첫 세계일 주기 의 작가인 나혜 석은 1896년 조선(한 국) 수원에서 출생했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 나 18세엔 일본에 유학 을 가 서양화를 전공 하며 26세엔 한국최초의 여성유화전시도 열었던 당대의 엘리트 여성이다. 그녀는 도쿄 2·8독립선언과 3·1운동에 참가하는 등 독립운동을 하였으며 근대로 가는 과도기의 선각자로 페미니즘에 눈을 떠 남녀평등과 여성해방을 주장한다, 그녀는 직접 페미니즘 문학과 시를 쓰는 등 여성의 지위에 대해 생각하며 영향을 주고자 했고 한국 초창기 페미니즘 역사에 크게 기여한다. 그녀의 삶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부터 스스로 불륜을 저지르는 일까지 복잡한 연애사와 함께 당대 사회에선 볼 수 없는 정조관념을 지닌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그녀의 말년은 불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오늘날 그녀에 대해 양날의 평가를 할 수 있겠으나 그녀가 한국 초창기 문학과 미술에 중요한 기여를 했던 예술가라는 점은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