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성경이 말하는 땅』은 성경이 말하는 '땅'의 의미를 살펴보는 책이다. 성경에 나타나는 땅의 문제를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면에서 접근하며, 여호와 - 땅 - 인간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 또한 성경의 여러 말씀들과 빈번한 경계 분쟁, 토양과 물의 오염, 고향 상실 등 현대의 난제들 사이의 관계를 조망하고 있다.
Ⅰ. 서론
태초에 하나님은 땅 위에 사람을 창조하셨다. 그러므로 땅이 없는 성경은 공허한 것이 될 것이며, 땅이 없는 이스라엘 역사라면, 그것은 단순한 신화가 될 것이다. 성경 해석이 땅과 무관하게 되거나, 땅과의 관련에서 자유롭게 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구약성경의 역사는 창조된 땅을 토대로 이루어진 이스라엘의 역사이며, 그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의 땅의 ‘소유-상실-기대’로 점철된 역사 이야기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땅에 대해 배우고 땅을 통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나누려 한다.
Ⅱ. 본문
1. 제1장 약속의 땅, 문제의 땅
땅이 성경에 기초한 신앙의 중심 주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것이 신앙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성경을 살펴보면 장소의식이 신앙의 중심적인 범주라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장소의식은 공간의식과 아주 예민하게 구분되어야 하는데, ‘공간’은 강제나 책임이 없고, 압박에서 자유롭고, 권위가 배제된 자유의 영역인 반면, ‘장소’는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공간이다. ‘장소’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소명을 확인하며, 운명감을 가지게 하는 의미 있는 말들이 전해지는 공간이다. 장소가 말하는 것이 우리의 인간됨은 도피, 소외, 무책임, 그리고 향방 없는 자유 속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스라엘이 열망하는 땅은 언제나 여호와와 함께하는 장소이며, 여호와와 함께 하는 삶의 기억들, 그분의 언약, 그분에 대한 서원 등으로 채워진 장소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땅을 통하여 그 역사성을 확인하고, 장소에 담긴 약속과 그에 따른 정체감에 연관되어 있으며, 또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성경이란 땅에 소속함의 의미, 진실로 하나님 앞에서 땅에 소속함이 뜻하는 것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영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