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판사로 재직했던 저자가 널리 회자된 주요 사건들의 판결을 훑으며 사건의 내용, 재판부의 판단을 감상과 함께 써내려간 에세이다.
책 1부에서 다루는 사건들은 97년 이태원 살인사건, 95년 듀스 김성재 살인사건 등 큰 논란을 낳으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건들이다. 대부분의 사건에서 치밀하게 살인을 계획한 (것처럼 보이고, 1심에서는 살인죄 판결을 받았던) 용의자가 법정에서는 뻔뻔하게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을 머릿 속에 그려보자니 글 속에 감정을 최대한 배제한 저자의 노력에 상관없이 안타까움이 솟구쳤다. 위에서 에세이라곤 했지만 저자가 본인의 감상을 최대한 배제하고, 법원이 내린 1심과 2심, 3심의 판결 논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