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나목 등의 수많은 소설을 남긴 작가 박완서의 단편소설 ‘창밖은 봄’은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현실을 꿰뚫어 보는 재치가 담겼다. 그리고 중산층 이상의 부류가 가진 특유의 선민의식 등을 시원하게 비판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길례와 정 씨는 서로 호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길례는 과부라는 것, 정 씨는 길례의 아버지뻘이라는 것으로 인해 서로에게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오로지 정 씨가 길례의 마른 몸을 보신하기 위해 이것저것 음식을 사주던 것이 길례가 식모로 일하던 사모님에게 걸려 이간질과 억울한 누명을 쓰고 둘 다 쫓겨나게 됐다. 성실했던 정 씨는 곧 건설현장 관리감독으로 일하게 되지만, 곧 겨울이 다가와 건설 진행 되는 곳이 없자 언 수도관을 녹이는 기술자의 조수로 일한다. 일이 익숙해지자 정 씨는 이제 조수가 아니라 기술자만큼 수도관을 잘 녹이게 됐고 기술자 몰래 기계를 마련해서 직접 일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