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첨성대의 수학적 의미에도 주목해본다. 저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첨성대의 건축학적 의문들에 답할 수 있는 건축 방법과, 밤과 낮 길이의 변화와 첨성대 입면곡선의 관계라는 건축학적 가설을 ‘새로운 이야기’로 제기하고 있다.
이 책은 신라 선덕여왕 때 건축된 것으로 알려진 경주 첨성대의 당시 건축 목적과 그 용도에 대하여 추정해보려는 저자의 학구적 의도가 담긴 인상적인 책이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첨성대의 용도에 관하여 또 다른 가설을 제시하는 저자의 이러한 시도와 과정은 다분히 새삼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첨성대 건립 당시인 신라시대의 기록은 존재하지 않은 채 오늘날까지 그 실체가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 첨성대의 특수성이 이러한 저자의 학구적인 호기심도 의미 있게 한다.
첨성대의 기록이 당대의 역사적 사료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금은 전하지 않는 과거에 존재했던 어떤 자료(당시에는 신뢰할 만한 자료)를 근거로 후대에 이르러서야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그 진위를 의심할 수 있다는 합리적 추측과, 그 최초의 기록마저 아주 오래전 필사 외에는 별다른 정보 전달의 도구가 없었던 시절에 기록된 사실임을 고려한다면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첨성대의 건립 목적과 그 용도에 대한 가설 콘테스트는 어쩌면 영원히 마무리되지 않을 이야기 마당으로 남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