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양극화 시대에 내맡겨 진 모든 아이를 위한 교육은 어떤 교육이 되어야 하며, 그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과 양극화된 사회경제적 현실 간의 간극에 대해 말한다. 듀이가 중시했던 인간의 고유한 개개인 성과 사회적 지성, 공감적 소통능력의 발달을 이룩하는 교육이 모든 아이를 위한...
우리는 학급 안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 피해 학생이 ‘당할 만한 짓’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피해자 비난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듀이에 의하면 학교폭력의 원인이 피해자에게 있지 않다고 한다. 듀이는 인간에게는 어떤 자극에 대해 특정한 응답을 보이도록 하는 내적인 지적 성향이나 행동의 경향성이 이미 갖추어져 있고, 이것이 ‘습관’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태도에 어떤 반응을 선택하는가는 학생의 습관에 달려있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따돌림의 내적원동력이 가해학생 자신의 습관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즉, 학교폭력을 하는 이유가 피해학생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목격한 가해학생의 반응이 습관에서 나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장, 부실장들이 따돌림을 해결할 방법에 대한 논의를 학생 자치위원회에서 하는데, 학생들이 논의를 통해 내놓은 방안이 주로 따돌림을 받는 아이들이 그들의 태도를 바꾸면 해결된다는 것이었다. “따돌림을 당할 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따돌림을 당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학교에선 이기적이거나 냄새가 나는 애 혹은 잘난 척 하는 애 등 좋지 않은 행동이나 모습이라고 인정을 하더라도, 그것이 절대로 따돌림을 당할 만한 이유라고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는 못 한다. 따돌림은 가해 학생들이 선택한 일종의 반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사회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암묵적 가정을 하면서 살아간다.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고 말이다. 또한 모든 것이 사필귀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에는 정의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으니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 피해자가 집단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할 만한 부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절대로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학교에서는 하루 동안에도 수많은 일이 마치 거미줄처럼 엮여 상호성을 띤 채 벌어지곤 한다. 크게는 수업을 주도하는 교사와 교실 공간 속 학생으로 구분되는 듯하지만, 특정의 상황을 놓고 보면 또 다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더군다나 폭력이라는 심각한 단어와 학교가 더해진다면 이는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를 위한 민주주의와 교육’이라는 책은 제목부터 위의 문제를 더 깊이 고민해 보고 싶게 만들었다.
꾸준하게 쟁점이 되고 학교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과 잘못은 오로지 가해자에게만 있을까? 학교폭력이란 상황에는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두 집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도 다양한 역할들이 존재하고 있다.
본문 내용에 들어가기에 앞서 서문에서 언급되어 있는 빈부격차가 커진 양극화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무시와 차별, 배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모르겠다. 노스페이스 패딩을 입어야지만 학교에 갈 수 있다고 떼쓰던 때인지 혹은 수저계급론이 언급될 때부터였는지 언젠가부터 빈부격차가 커졌고 그걸 체감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의 삶은 부모님의 경제력에서 벗어나 내 생활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하고 이는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생각해왔다. 그리하여 대학생이 되고 내 경제적 상황에 대해 불평하거나 혹은 남의 경제적 상황으로 그 사람을 판단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건 그저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았다. 교수님의 저서에서 나오는 것처럼 경제적 지위만큼 학교생활과 주변 환경 속에서 보이지 않는 무시와 차별, 배제는 현재에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