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몰리에르 희곡선집『타르튀프』. 웃음을 통하여 관습의 허위를 깨뜨리고, 무거운 이성의 굴레에서 정신을 해방시킨 희극의 표이자 가장 위대한 극작가, 몰리에르 투쟁의 궤적을 담은 책이다. 종교라는 거룩한 가면을 쓴 협잡꾼부터 모든 도덕을 거부한 채 사랑의 자유를 찾아 방랑하는 리베르탱, 타락한 세상을 못...
저번 과제였던 <리어왕>의 광대처럼, <타르튀프>에서는 ‘도린느’라는 하녀를 중요 인물로 인식하며 읽을 수 있었다. 도린느라는 인물은 하녀임에도 불구하고 그 신분에 굴하지 않으며 그녀 자신의 의견을 분명히 밝히는 당당함과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는 현명함을 가지고 있다. 도린느의 당당함과 현명함은 페르넬르 부인의 하녀인 폴리포트와 대비하여 볼 수도 있다. 그녀는 제 3자의 눈으로 타르튀프를 보는 인물로서, 극 전체를 이끌며 문제 해결을 돕는다. 즉, 그녀는 ‘관객’의 대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관객은 극을 보면서 ‘타르튀프’를 맹신하는 ‘오르공’이나 ‘페르넬리’부인에게 ‘타르튀프’의 실체를 알려주고 싶은 충동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런 관객들을 대신하여 도린느가 극을 풀어 나가는 것 같다. 이 ‘관객’의 마음을 대신하고 있는 도린느의 역할은 도린느를 통하여 진실을 알리고자 했던 작가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덧붙여 주인보다 똑똑한 하녀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통해 희극이라는 장르를 더 잘 나타내 준 것 같다.
몰리에르가 활동했던 시대의 희극이란, 그저 소극(farce)로 머무르거나 전혀 재밌지 않은 희극 두 부류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당시 귀족이나 부르주아는 극장에서 박장대소하며 웃는 것을 교양 없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희극을 마음껏 즐기는 일이 거의 없었다. 사실 그리스 비극 때부터 시작하는 많은 희곡의 역사는 비극을 중점으로 진행되었고, 희극은 그저 비극의 언저리에 위치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몰리에르는 장터 공연을 통하여 남을 웃기는 것에 대하여 타고난 감각을 가지고 있었고, 몰리에르 희극의 목적은 관객을 즐겁게 하고 재밌게 해주는 것이었다.
몰리에르의 『타르튀프』 역시 어딘가 모자란 오르공과 오르공을 꾀어 이용하고자 하는 타르튀프의 등장으로 희극적 인물이 재현된다. 종교적인 개념으로 자신의 욕정을 정당화하면서 오르공 아내를 유혹하는 타르튀프의 모습은 꽤 우스꽝스러우며, 이러한 위선의 탈을 벗기는 장면은 기존의 성행하였던 소극과 형태가 비슷하다.
‘타르튀프’를 읽으면서 느꼈던 지배적인 감정은 ‘답답함’이었다. 오르공이 주위 사람들의 끝없는 충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는 모습은 너무 답답하고, 고지식해 보였다. 타르튀프를 모두 읽은 후, 오르공의 답답한 성격을 더욱 자세히 분석해보기로 했다.
첫째로, 오르공은 고집이 매우 세다. 그렇게 판단한 근거는 작품 전체에 수없이 많다. 극 초반에 클레앙트가 오르공에게 타르튀프에 관하여 충고하는 부분이 나오고, 도린느가 마리안느의 결혼에 관하여 오르공을 비판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들의 말은 오르공에게 먹히지 않는다. 심지어 다미스의 목격담조차 믿지 않는다. 페르넬르 부인에게서도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극 맨 처음에 주위 사람들 모두를 비판하며 자신의 귀를 틀어막는 부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둘째로, 오르공은 신중하지 못하다. 작중에서 마리안느의 결혼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에서 도린느의 말을 들을 때, 또는 다미스의 목격담을 들을 때, 오르공은 매우 쉽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몰리에르의 “타르튀프”라는 작품은 현재까지도 가장 유명한 프랑스 연극중 하나라고 한다. 이러한 명성은 내 호기심을 자극했고, 꼭 한번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난후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프랑스에서는 ‘타르튀프’라는 단어가 ‘위선자’라는 뜻을 가진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이 작품의 영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한다.
작품 속 주요인물은 종교적위선자인 ‘타르튀프’와 판단력이 흐리고 타르튀프를 전적으로 믿는 ‘페르넬르부인’, 그녀의 아들인 ‘오르공’, 그는 원래 현명한 사람이었지만 타르튀프를 만나면서 신앙심에 깊게 빠지게 되고 전적으로 그를 믿고 따르게 된다. 그리고 그의 아내 ‘엘미르’는 꽤나 호의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타르튀프를 만나기 전까지 이들은 평화로운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형적인 사기꾼인 그의 등장으로 이 가족들은 순식간에 무너지게 된다.
몰리에르의 작품들 중 이 타르튀프는 현재에도 상영이 되고 있을 만큼 유명하다고 한다.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타르튀프’라는 단어가 ‘위선자’라는 뜻을 가진 보통명사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프랑스인들의 국민 문학 정도 되는 것 같다.
타르튀프에는 12명의 사람이 나온다. 그 중 2명이 이 글의 핵심적인 내용을 이끌어 가는데 그들이 바로 타르튀프와 오르공이다. 그들은 속이는 사람과 속는 사람의 관계로 이 극에 등장하여 사건이 이루어진다.
주인공 타르튀프는 위선자로서 ‘종교’를 이용한다. 오르공은 이 타르튀프에게 속임을 당하는 귀족인데, 오르공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눈에는 타르튀프가 위선자임이 훤히 보인다. 쇠귀에 경 읽기라는 속담이 있다. 오르공이 바로 그러한 인물이다. 타르튀프에 대한 그의 맹목적인 믿음은 편견에 가까우며 어떤 면에서는 극단적인 종교 신자의 모습마저도 보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