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나는 명랑한 은둔자야.”
고독의 즐거움, 고립의 괴로움을
우아하게, 솔직하게, 유머러스하게 말하는 지적인 목소리『명랑한 은둔자』는 캐럴라인 냅의 유고 에세이집으로, 캐럴라인 냅이라는 작가의 삶 전반을 빼곡히 담고 있는 초상과 같은 책이다. 캐럴라인 냅은 삶의 미스터리가 크든 작든 그 모두를...
현재 나는 고향을 19년도에 떠나 23년인 지금까지 혼자 자취방을 얻어 살고 있다.
혼자 식당에 가서 밥을 먹기도 하며, 친하지 않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공간들은 나에게 큰 불편감을 주며 그럴 때는 혼자 있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지기도 한다.
28살이 된 올 해 부터 “아무도 안 사귀고 지내는 건 어떤 기분이야? 그런데도 혼자 살고 있는데 안 힘들어?” 라는 질문들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있는 나는 이 책의 제목대로 명랑한 은둔자가 아닐까 웃음이 나왔다.
조금은 수줍음이 있고 계획적이며 생각이 많은 성격에 고독은 늘 나를 따라오는 친구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살고 있지만 어쩔 때에는 너무 내가 고립 된 건 아닌지 슬퍼지기도 한다. mbti 검사 상에서도 infj들의 특성이 나와 굉장히 비슷했다.
명랑함과 은둔이라는 단어가 공존할 수 있을까? 제목을 보자마자 의아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순간 호기심이 밀려와 냉큼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캐롤라인 냅은 4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작가라고 한다. 명랑한 은둔자'는 그의 유작 수필집이며 캐롤라인 냅이라는 화가의 전 생애를 담은 초상화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살면서 끔찍한 중독 경험을 몇 번 했고, 삶에 대한 신비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술을 마셨으며 반면 자신을 잘 조절하고 싶을 때에는 먹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자신의 깊은 내막을 솔직하고 우아하고 또박또박 고백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고도 한다.
책들이 많이 있는 책장 속에서 한편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보였던 명랑한 은둔자의 표지를 보고 나도 모르는 새에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색감도 그렇고 표지가 한편의 명화를 보는 듯한 느낌에 나도 마음에 따스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이 책에 다가가게 되었다. 주인공 캐럴라인 냅은 평생을 고독의 즐거움과 고립의 절망감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는 고독이 놀이터에 있는 미끄럼틀을 형상화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러면서 고독은 처음에는 안락하다고 느끼지만, 어느 순간에는 갑자기 어두운 것으로 변신할 수 있는 상태라고 말한다. 이 말에 크게 공감한다. 인간이라면 고독과 떼어 놀래야 떼어 놀 수가 없는 그런 관계다. 특히 내향형 인간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한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남들이랑 같이 있으면 불편하지만 혼자 있으면 고독을 느끼는 존재이지 않은가 물론 사람들한테 지쳐있을 때는 고독이 좋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