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율곡 이이의 사상이 담긴 정치 개혁 보고서 <동호문답>을 소개하는 책. <동호문답>은 젊은 관료 율곡이 청년 군주 선조에게 새 정치를 희망하며 자신의 개혁 포부를 펼친 정치 개혁서이다. 민(民)을 중심으로 현실을 개혁하고자 노력했던 조선의 대표적인 철학자 율곡의 지적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군주의 길을 논하다(論君道)
동호의 집을 방문한 손님이 있는데 본문은 손님이 동호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 장면이다. 동호는 손님이 듣기에 놀라울 정도로 매번마다 자신의 확고한 주관을 가지고 답을 한다. 손님의 첫번째 질문은 치세(治世)와 난세(亂世)가 어떻게 오는 것인지 묻는 것이다. 즉, 군주가 어떻게 해야 나라를 잘 다스리고 어떻게 하면 나라를 망하게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동호는 이것에 대한 답으로 치세와 난세는 각각 두가지 경우가 있다고 한다. 군주가 재능과 지혜가 있거나, 신하가 재능과 지혜가 있으면 치세가 되는 경우이다. 반대로 군주가 재능과 지혜가 없거나, 신하가 간신이면 난세가 되는 경우이다. 그 예로, 치세를 하는 것은 말하자면 왕도정치인데 중국의 오제(五帝)와 삼왕(三王)이 출중한 재능과 지혜로 왕도정치를 하였다고 말한다. 상나라 태갑과 주나라 성왕은 자질이 오제와 삼왕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자질이 충분한 현자들인 이윤(伊尹)과 주공(周公)에게 정사를 맡김으로써 왕도정치를 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