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무숙 작품집』은 「지식을 만드는 지식 고전선집」 시리즈로, 사라져 가는 한국 근현대 소설 100종의 원본을 담았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로 추천했다. 또한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한국여성문학에 비교적 관심이 많다고 자부해왔지만 생각보다 아는 것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1세대 신여성’이라 일컬어지는 1910년대에 글을 발표했던 나혜석이나 김명순 등에 대해서는 학술서나 대중서적을 통해 종종 접해 왔다. 그나마도 사적 삶의 독특한 행보나 스캔들 위주에서 문학적으로 조명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었던 것 같다. 이들도 ‘1세대 여류문인’이라는 타이틀이 있었기에 조명을 받았을 뿐 혼란한 해방기와 근대화 무렵의 한국여성문학에 대해서는 또 깜깜하다.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을 뿐, 당연하게도 그 시기에도 활발히 족적을 남긴 여성문인들이 많았다.
한무숙 작가가 이 무렵 활동했다는 것을 이번에 한국여성문인들의 역사를 톺아보며 처음 알게 되었다. 1918년 생으로, 문학으로는 1940년대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 『빛의 계단』, 『 석류나무집 이야기』 『만남 』 등의 장편과 수십 편의 단편을 창작하며 묵직한 자취를 남겼다. 혼란한 시대였음을 감안하더라도 동시대 남성작가들은 주목받고 중요하게 다뤄지는 반면 이 시대 여성작가들을 접할 기회는 좀체 없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