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슬로처치』는 교회에 대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것을 요구한다. 곧 기존의 교회들이 추구했던 속도와 효율과 성장 대신에 교회가 자리하고 있는 지역사회와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이웃과 친구가 되어서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 세계 전체를 하나님의 구원과 화해의 장으로 만드는 전령의...
슬로푸드 운동은 세계화와 산업혁명의 폐해에 맞서는 풀뿌리 먹거리 운동으로, 전 세계 53개국에 1,300개의 지국과 1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 제일주의와 성장의 극대화만을 외치는 패스트머니가 아닌, 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일에 자본을 투자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며 ‘슬로머니’ 또한 설립했다. 이 외 ‘슬로’를 가치관으로 하는 다양한 사회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패스트’와 ‘슬로’는 단순히 변화의 진행 속도를 나타내는 말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방식 혹은 삶의 철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현대 세대는 바쁘고 호전적이며 서두르고 통제와 제압을 일삼는 동적인 삶의 방식 ‘패스트’이다. 이런 삶은 분석하기를 좋아하지만 깊이가 없고, 질보다는 양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기다림이 존재하지 않아 늘 긴장과 압박감이 도사린다. 반면에 ‘슬로’는 침착하고 차분하며 매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수용적이며, 서두르지 않고, 기다릴 줄 아는 삶의 방식이다. 분석보다는 사색, 성찰을 선호하고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한다.
슬로푸드 운동의 중요한 원칙은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공정한 방법으로 생산하고 소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슬로처치의 원칙을 ‘윤리, 생태, 경제’라는 단어로 재구성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여기에서 윤리는 효율성과 양에 집중하는 산업화의 논리에 정면으로 저항해 양보다는 질을 뜻한다. 이는 교회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몸으로 내실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생태는 이 시대 교회가 무엇을 추구하고 어떻게 그 일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함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경제는 하나님의 사역을 위한 풍성한 공급과 연관된다.
죄인이란, 하나님께서 원래 지으신 모습에서 벗어나, 깨어진 형상을 지닌 사람이다. 깨어진 인간의 모습은 성경의 여러군데에서 나오고 있다. ‘정신적으로 병든 자,’ ‘마귀 들린 자,’ ‘거짓말하는 자’ 등등. 예수님은 이러한 깨어진 형상을 지닌 죄인들을 원래의 창조된 모습으로 회복시켜 주시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 그렇기에 복음서에서 예수님의 치유 사역은 깨진 형상을 온전히 회복시키는 사역이 된다.
우연히 『슬로처치』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1. 서 론
슬로처치의 가장 중요한 비전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화해의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돕고, 모든 피조물이 각자가 부름 받은 자리에서 함께 성장함으로써 샬롬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게 하는 데 있다. 이제부터 교회의 5가지 기둥인 구제/봉사, 교육, 예배, 교제, 전도/선교의 부분이 모든 창조 세계와의 화해를 실현할 수 있는 슬로처치의 윤리, 생태, 경제와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는지 살펴보면서 실제로 한국 교회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본 론
1) 첫 번째 코스: 윤리
윤리는 효율성과 양에 집중하는 산업화의 논리에 저항하는 것으로서 양보다는 질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 말은 교회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서 있는 바로 그곳에 존재하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건강하고 신실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질적인 공동체를 만들기보다 양적인 공동체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건강한 교회는 곧 성장하는 교회를 말하는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보다 양에 더 큰 관심과 집중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무형교회가 아닌 유형교회에 집중하고 있으며 성도보다는 건물 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슬로처치가 지향하는 교회의 방향은 교회 건물 안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 주위의 형제와 자매와 이웃, 심지어 나의 원수까지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몸 된 자로서의 삶을 살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가 온전히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현할 때, 우리 삶에는 기쁨이 넘치고 사람들은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나아갈 수 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는 안과 밖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를 만드는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 한국 교회는 어떠한가? 언제부턴가 교회와 세상은 이분법적으로 구분되어져 버렸다. 교회 안에 있는 성도들은 세상의 사람들을 세속적이고 타락한 사람들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자신들과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