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남자들의 영혼을 지배하는 냉혹한 팜므 파탈. 돈과 성공을 향한 위험한 플레이가 시작된다!<비밀>, <용의자 X의 변신> 등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 『환야』제1권. 팜므 파탈 여주인공 미후유와 그녀의 파트너 마사야의 사랑과 배반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때는 1995년 겨울. 무려 5천...
이런 장르의 글을 읽으면 어디선가 느껴지는 먹먹함이 있다. 인간 혐오 등 불쾌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신카이 미후유가 절대적 악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작중 내내 신카이 미후유는 내면을 서술하는 장면은 거의 없이 비밀에 감싸진 인물로 서술된다. 마사야는 절대적 악인인 미후유에게 휘둘려 이용당하는 입장으로 그려지고, 이로인해 스스로 무너져 버리게 되었다. 독자 입장에서는 마사야가 안타깝게 느껴지게 되고, 작품속 등장인물인 가토도 마사야를 안타까워 한다. 그렇게 그려내는 것이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필자가 처음에 게이고의 소설들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우연히 서점에서 구입한 책이었는데, 갑자기 뭔가 '퍽'하고 느낌이 왔다. 빠른 진행과 거침없는 스토리, 매끄럽게 넘어가는 갈등과 사건들은 충격적이었다. 그 뒤로 필자는 게이고의 소설만 보면 바로 사고 마는 애독자가 되었다. 그중 가장 필자를 빠져들게 만든 책은 '환야'였다.
환야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고, 무대 뒤로 퇴장하지만 주인공이란 존재는 없다. 굳이 말하자면 영혼이 파멸되고 죽어버린 남자 미즈하라 마사야와 자신의 이상을 위해 시체를 사다리 삼아 밟고 올라가는 매혹적인 팜므파탈 신카이 미휴우가 될까. 환야의 캐릭터들은 마냥 꼭두각시처럼 정신없이 춤추다가, 어느 샌가 툭하고 줄이 끊어져 사라진다. 책의 스토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죽이고 조종하는 신카이 미휴우 또한 과거의 무언가에 얽매인 꼭두각시였다고 생각된다.
공교롭게도 대지진이 사건의 시발점이다. 현재 일본은 지진이라는 대재앙을 겪고 있다. 덕분에 그 여파로 우리나라도 시끌시끌하다. 방사능비가 우리나라에 내린다는 소식 때문이다. 보슬비를 상큼하게 맞은 나도 샤워로 한바탕 소동을 씻겨낸 지금 독후감을 쓰려한다. 지금과 버금가는 지진을 일본은 90년대에 한 번 더 겪었다. 바로 고베대지진인데 간사이 지방 출신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지진 대참사 상황의 혼란스러움을 중요 시작점으로 하는 소설을 발표한다. 그것이 그의 대표작중 하나인 『환야』이다.
소설『환야』는 대지진후에 공포에 바들바들 떨고 있고 잔뜩 움츠려 있는 대다수 시민들의 빈틈을 보기 좋게 아주 적절하게 공략한 지진 최대의 수혜자가 남녀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자주인공의 이름은 미후유, 남자주인공의 이름은 마사야이다. 특히나 미후유는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책을 읽은 후에도 뇌리에 고스란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