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경숙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이 소설은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가는 작품으로,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와 묘사로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간다. 그때에는 오늘 같은 시간이 우리에게 다가오리라는 것을 어찌 짐작할 수가 있었을까. 초여름 아름드리...
심심해서 성수동 거리를 걷다가 빈티지 소품샵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근처의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푹 빠져서 읽게 되었다.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로 유명한 신경숙 작가님의 책을 처음 읽어보았는데 짧게 툭툭 끊어지는 문장과 과장되지 않은 표현이 그 시절 청춘들의 시련을 냉정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 책은 80-90년대 학생 운동이 한창일 때를 배경으로 막 대학교에 입학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명의 청춘이 서로 비밀을 공유하며 아픔을 나누고 위로를 받는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비밀을 공유하고 가장 약한 부분을 서로에게 보여주고 상처를 보듬어줬던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통해 치유받았다. 미루가 죽고 난 뒤 윤은 명서에게 같이 살자고 권한다. 그러나 명서는 매번 약속을 해놓고 나타나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찾아가봐도 똑같이 웃으며 그러자고 약속만 한다.
‘엄마를 부탁해’ 작품으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신경숙 작가의 이름을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신경숙 작가가 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라는 책의 제목과 작가 이름을 보고는 자연스럽게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무언가를 품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제목에서도 느껴졌지만,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렇게 밝진 않았다. 오히려 어둡고 암울하고 서글펐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신경숙 작가는 이 책 속의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청춘의 아픔과 상실감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청춘이다. 그리고 무언가의 부재로 인한 아픔을 갖고 있었다. 이 글의 주인공인 ‘정윤’은 어려서부터 아픈 엄마 대신 사촌 언니와 함께 자라면서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컸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화자 정윤은 어린시절 건강이 좋지 못한 엄마를 대신하여 사촌언니와 함께 자라왔다. 정윤에게 사촌언니는 단순히 가족을 떠나서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그런 존재였다. 세월이 흘러 어머니는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정윤은 엄마를 잃은 큰 상실감에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다.
또 다른 인물인 미루는 자신이 어려서부터 의지해 오던 친구 같은 존재인 언니가 자신으로 인해서 발레를 하지 못하게 되고 그로인한 충격으로 분신자살이라는 선택을 하게 됨으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는 인물이다. 그녀의 손에는 언니가 자살을 시도하면서 일으킨 불로 인해 생긴 화상 자욱만 남아 있을 뿐 그녀의 곁에 언니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 그리고 이어서 등장하는 단은 어려서부터 오랜 시간 동안 친구사이였던 정윤을 좋아해 오지만 정작 정윤은 자신에 대해 무관심 하고 그런 그녀로 인해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명서는 안정된 사회의 부재로 인해 현실을 방황하는 청년이다.
신경숙 작가의 소설은 따듯하다. 그 안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 사람들 간의 희노애락을 아름답게 풀어나간다. 대체로 작품이 활기차고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담담한 어조 속에서 진행되며 차분하고 안정적인 편이다. 보통 이러한 작품들은 지루하기 마련인데 신경숙의 소설은 그렇지 않다. 비유적인 표현과 구체적인 묘사를 많이 사용해서 흥미를 유발시키고,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독자들이 책에 금방 익숙해지게 만든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그러한 작가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소설이다. 민주화 운동 시기의 대학생들 간의 사랑, 이별, 기쁨, 슬픔을 담아놓았다. 당시의 사회를 반영하듯이 전반적으로 작품의 분위기는 약간 무겁게 진지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대학시절을 겪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풋풋한 사랑의 감정, 타지로 진학하면서 느낄 수 있는 외로움,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철부지처럼 행동할 수 없는 어른이 되었다는 묘한 책임감 등 대학생으로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감정들이 이 소설에 녹아들어가 있다.
중략
책의 시작은 책의 제목처럼 과거의 연인이었던 명서에게 8년 만에 걸려온 전화로 시작이 된다. 정윤은 명서에게 대학교수였던 윤 교수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으며 줄거리는 과거로 돌아간다. 시점은 주인공인 정윤의 시점으로 주로 기술이 된다. 그러나 명서의 ‘갈색노트’에 적힌 일종의 일기 형식의 글이 중간 중간 들어간다. 같은 상황도 둘의 시점으로 다르게 기술되어 있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서로의 처한 상황과 입장을 더 잘 알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책의 배경은 민주화 운동 시절의 사건을 많이 다루고 있다. 큰 배경으로 민주화 운동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설정했으며 그 가운데 정윤, 명서, 미루, 단이라는 네 명의 주인공들로 하여금 사회적, 시대적 배경을 보여주고 있고 또, 그들의 나이에 맞는 고민들이나 성장하는 과정 등을 보여 주고 있다. 대학생 소설이면서 청춘 소설,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미루는 사랑하는 언니를 눈앞에서 잃은 아이이다. 미루의 아픔은 서서히 정윤이 알아가는 만큼씩만 알 수 있어서 더욱 정윤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내가 마치 정윤이고, 정윤의 입장에서 미루를 조금씩 알아가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정윤이 미루의 방 침대에서 함께 누워서 이야기를 할 때 나도 함께 미루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미루의 손을 잡아주었고 미루가 함께 살자고 하였을 때, 나도 고민했다. 정윤이 선뜻 대답하지 못한 것도 내가 생각한 이유였을까? 만약 내가 정윤이었다면 나는 미루와 함께 살게 되면 미루가 상처 입을까 걱정했을 것이다. 나는 미루를 지켜주고 싶고 미루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까 두려웠을 것이다. 힘들어하는 미루를 보면서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의 무기력함이 무서웠을 것이다. 아마 내가 정윤이었다면 그런 이유에서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였겠지. 그리고 대답하지 못하고 시간을 달라고 말한 것이 미루에게 상처가 되었을까 얼마나 자책했을까.
1. 서평
신경숙 작가의 가 출간된 지 1년 하고도 꽤 오린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얼마 전 꽤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임메아리를 좋아하면서도 밀지도 당기지도 못하는 최윤변호사에게 김하늘이 선물한 그 책이기도 해서 언젠가는 꼭 읽어보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추석 연휴동안 특별히 할 일이 없기도 해서 서점에 잠깐 들려 책 구경하던 중 신경숙 작가의 를 보고 바로 집어 들었다. 아마도 인기드라마 을 보지 않았다면 여전히 이 책을 제목으로만 알고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간만에 읽는 순수문학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내가 지금까지 읽은 최고의 청춘성장 소설 중 하나이다. 작가 신경숙은 이 소설에서 아파하고 고뇌하고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때론 자신을 버리고 떠나곤 하지만 그래도 살아남아 길을 찾아가는 눈물겹도록 아픈 청춘들의 삶의 이야기를 자신의 청춘이 훨씬 지나서야 이야기하고 있다.
<중략>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을 모은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네 슬픔아], 일본 작가 쓰시마 유코와의 서간집인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팔 년 만에 출간되는 여섯번째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은 세계로부터 단절된 인물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풍경들을 소통시키기 위한 일곱 편의 순례기로, 익명의 인간관계 사이에서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1. 도서감상문
우연히 읽게 된 신경숙 작가의 전작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을 때 신경숙 작가 특유의 고요하고 심금을 울리는 분위기와 문체에 깊숙히 빠져들어 그 책을 보는 내내 눈망울이 붉혀진 기억이 있다. <엄마를 부탁해>에서는 `너`라는 인칭을 사용해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되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의 인칭은 `나`이다. 그러나 그 `나‘는 이명서이기도 하고 정윤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마도 `나`는 작가의 청춘시대의 젊은 청춘들을 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전작 <엄마를 부탁해>에서 가족의 숨은 그림자로 살아온 엄마를 새롭게 조명하며 엄마 신드롬을 일으켰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청춘 남녀의 좌절과 방황, 상실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묘사한다. 청춘은 가장 깊이 절망하고 고민하고 상처받았기에 오히려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이며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바로 그 청춘의 이야기이다. 프롤로그를 읽은 뒤, 엄습하는 불안감과 초조감으로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것을 느끼며 한 줄 한 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로 마치 추리소설을 대하듯 읽다보니 어느새 에필로그를 읽고 있었다.
<중 략>
인간 내면을 향한 깊이 있는 시선, 상징과 은유가 풍부한 울림이 큰 문체,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작품세계를 넓혀온 그는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출간하면서 한국문학의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했다. 31개국에 판권이 팔린 밀리언셀러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의 문학전문 출판사인 크노프사에서 출간되어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닷컴이 선정한 ‘올해의 책 베스트 10’(문학 부문)에 선정되었고, 각국 언론의 호평 속에 이례적인 판매부수를 기록하며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1.작가 신경숙
물론 그렇겠지만, 신경숙의 글은 처음이 아니다. 단편소설인 『부석사』, 『아기부처』 등이 먼저 연이 닿았고, 그 유명한 『엄마를 부탁해』로 좀 더 확실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앞선 작품들에 비해서 『엄마를 부탁해』는 정말 굉장했다. 국내외의 베스트셀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일단 나 자신에게 있어서 참으로 와 닿는 글이었다. 많은 평론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보편적인 정서라는 것을 누구나 쉽게 감정이입할 수 있도록 잘 담아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만나게 된 책이 바로 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다. 제법 독특한 제목인데 ‘작가의 말’에서 ‘최승자’ 시인의 시에서 따온 제목임을 밝혔다. 그러고 보니 그녀의 시집 어딘가에서 얼핏 본 것도 같다는 생각이다.
2.줄거리
이야기는 현재의 시점을 먼저 프롤로그로 보여주고 난 뒤 천천히 시간의 순서에 따라서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차분하게 보여주다가 에필로그에서 다시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오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가장 처음에 일어난 일이라면 우선 엄마의 죽음이다.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고통 속에서 돌아간 엄마를 생각하는 주인공 정윤은 매우 우울하고, 어둡다. 엄마는 자신이 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 이후로 딸을 일부러 자신에게서 떨어뜨려 놓았다. 그것이 주인공에게는 더욱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그러한 아픔으로 인하여 학교도 휴학했던 그녀는 어머니의 묘소를 보러 고향을 찾았다. 그곳에서 소꿉친구 ‘단’이를 만났다. 정윤은 어머니를 잃은 아픔으로, 단이는 사회의 부조리를 목도함으로 인한 아픔으로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정윤은 다시 서울로 돌아왔고, 복학을 했다. 새로운 학기에서 그녀는 윤교수의 강의를 듣게 됐다. 그리고 그 수업에서 윤미루와 이명서를 만나게 되었다. 명서는 1년 전에 정윤과 인연이 있었고, 미루는 비운의 사건으로 인하여 손에 큰 화상의 흉터를 가지고 있었다. 정윤은 알게 모르게 그들에게 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어느 날 도시를 걷다가 시위에 휘말려 봉변을 당하고, 그곳에서 명서를 만났을 때 그제서야 그녀는 엄마의 죽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신발을 잃어버린 그녀를 위해서 윤미루도 찾아왔고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