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에는 1940년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른 작품 <빛속으로>를 비롯해 식민지 시대 빈민굴인 평양 토성랑에 살던 최빈민의 생활을 묘사한 <토성랑>, 식민통치가 만들어낸 비뚤어진 지식인의 모습을 그린 <천마> 등 소설 6편과 <현해탄 밀항> 등 수필 3편을 수록했다.
사회의 어둠이 있지만, 이 어둠 밖으로 나오고자 외쳤던 그는 선생님을 통하여 세상 밖으로 나온다. 어둠에 잡혀 그것만 바라보던 아이는 꿈을 말하고 엄마를 인정한다. 자신의 옆에 손을 내밀어주는 한 사람만 있다면, 어려운 현실에도 힘을 내고 빛을 찾으러 나설 수 있었으리 생각한다. 이글을 저자는 평양의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 조선의 작가로 민족에 대한 글을 쓰면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꼈다. 일제강점기란 현실 속에 저자는 사회적인 환경의 불운이 있어도 우리의 현실에 대해서 민족의 아픔과 그 속에서 찾는 희망에 대하여 진솔하게 쓰고자 했다. 저자의 그은 민족의 정체성을 고심하는 민족 해방을 갈구하는 글들이 많다. 제국주의 답답함이 저자의 글 속에 나오고, 빛이라는 희망을 찾으면서 주인공인 야마다가 행복하게 사는 바람이 바로 저자의 마음을 녹여낸 책이었다. 비굴하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지만, 자신의 정체성까지 헷갈릴 수 있는 상황이 잘 녹여 주었다.
내 그림자는 내가 느낄 수 없듯, 김사량의 소설은 소외된 사람들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이야기다. 그에게는 일본 속의 조선, 재일(在日) 조선인이라 불리는 그들이야말로 작가 본인이자, 스스로가 써 내려가야 할 그림자였던 것이다. 「빛 속으로」에서는 그러한 그림자로 크게 셋을 언급할 수 있다. ‘미나미’가 그 첫째요, ‘야마다 하루오’가 둘째이며, 마지막으로 ‘이’가 그러하다.
세 인물 중 미나미는, 이렇듯 자신의 피를 숨기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는 인물이다. 나는「빛 속으로」를 이러한 주동 인물을 내세워 그가 주변 인물에 의해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묘사한 작품이라 보았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세 인물을 다음과 같이 나누었다. 우선 미나미는 이미 말한 대로 조선인임을 숨기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없는 인물, 하루오는 자신이 조선인임을 완강히 거부하는 인물, ‘이’는 조선인임을 숨기는 것은 부끄러운 행위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라 볼 수 있다.
<만세전>은 1922년에 집필이 시작되었다. 김사향의 <빛 속으로>는 1939년에 집필 되었다. 17년의 간극 속에서 유학생들은 교사가 되었고, 일본인들은 조선인과 아이를 낳았다. <만세전>과 <빛 속으로>를 읽는 것만으로도 한국현대문학사를 읽는 것만 같았다.
한편으로는 재일한국인 가네시로 가츠키의 소설 <GO>가 정말 많이 떠올랐다. <GO>는 현대에 재일한국인이 겪는 인간적 고뇌를 잘 녹아내린 작품이다. 최근에 읽은 소설 중 가장 인상 깊은 서사와 영감을 준 작품인데, 일본과 한국의 피가 섞여있는 캐릭터 말고도 상당 부분이 맞닿아있었다. <만세전>과 <빛 속으로>을 통해 시대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도 받았다.
등장인물
야마다 하루오(혼혈), 미나미 선생(남(南)선생, S대학에서 영어 가르침, 화자)
정순(야마다 테이준, 하루오 모(母)), 한베에(하루오 부(父), 도박꾼)
이 아무개(자동차 조수), 이 아무개 母, 야베(의사), 윤의사
줄거리
미나미 선생(南가)은 S대학 시민교육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조선인이다. 하루는 이 아무개라는 조선인 젊은이가 찾아와 어째서 이름을 숨기려 드는지 따지듯 물었고, 선생은 아이들과 유쾌하게 지내고 싶어서 조선인임을 밝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때 야마다 하루오가 “선생님은 조센징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이후로 하루오는 선생님을 더 심술궂게 괴롭힌다.
S협회에서 야영을 떠났지만 가지 않은 선생과 하루오는 우에노라도 다녀오기로 하는데, 그때 이 아무개가 칼에 찔린 조선인 여자를 데리고 의료부에 들어온다.
Ⅰ.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
1. 다문화 사회의 개념
다문화 사회란 한 국가나 사회 속 다양한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뜻한다. 다문화 사회의 ‘다문화’는 문화적 다양성을 의미하는데,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 혈통을 중요시했기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으로 단일한 민족성을 유지했지만 현재 세계화에 따라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다문화 사회는 다양한 문화의 공존을 지향하는 것이기에 한 국가의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다문화가 차별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2.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는 세계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는 이미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현재에 접어들어 그 유입이 급속히 증가하였는데, 이에 따라 TV나 일상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덧붙여 학교에서도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이 한국의 학생들과 어울리는 모습 또한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본다.
한편으로 다문화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외국인 혹은 이주민과 같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1939년에 발표된 김사량의 소설 「빛 속으로」에서도 다루고 있는 문제인데, 이 소설에선 특히 피지배국과 식민지배국의 혼혈 아이 ‘하루오’를 통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차별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사회적 관계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되어 사회적 관계와 다문화 사회에 대해 조사하며, 「빛 속으로」를 다문화 사회에 적용해 재해석하는 것을 과제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Ⅱ. 「빛 속으로」에서 그려진 ‘혼혈’
‘혼혈’은 모호한 것이며 합성된 것이라는 관점에서 ‘가공의 기괴함’이라 부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혼혈은 여태 동일하게 이루어졌던 체계나 질서 등을 혼란시키고,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된다. 즉, ‘순혈’만을 우수한 것이라 믿으며, 혼혈에 대한 인종적이고 민족적인 차별 내지 편견에 기초하여 다문화 사회의 이들을 천하고 위험한 존재로 각인시키는 것이다.
소설의 서술자 ‘나’가 이야기에서 비중 있게 관찰하고 있는 인물인 야마다 하루오는 “불길한 얼굴”을 가졌으며 자신보다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인물이고, 사랑받는 일이 없는 아이이다. 다른 아이들에게 ‘미나미 선생님’으로 불리며 인기가 많은 ‘나’를 유일하게 훼방 놓고 놀리는 아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옷차림이 눈에 띄게 남루하고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그 아이를 ‘나’는 유난히도 신경 쓰고 챙겨준다. 하루오는 서술자 ‘나’, 또는 ‘미나미 선생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나’는 S대학 협회의 시민교육부에서 주변 공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야간에 두 시간씩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나’는 여기에서 ‘미나미 선생님’으로 불리는데, 미나미는 ‘나’의 한국 성인 ‘남’의 일본식 표기이다. 처음엔 동료들이, 이제는 아이들을 비롯한 모두가 그를 일본식 성으로 부른다.
Ⅰ. 『빛 속으로』의 줄거리
김사량의 『빛 속으로』는 동경제대 대학생 미나미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소설이다. 『빛 속으로』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이며 『빛 속으로』에서 등장하는 미나미는 조선인이지만 일본으로 유학 후 S대학협회의 시민교육부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나타나는 갈등과 사건을 중심으로 인물들의 내면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은 동경제대 학생인 미나미이며 조선 이름으로 남(南)씨 성을 가진 조선인이다. 동경제대 학생 미나미는 S대학협회의 시민교육부에서 영어를 가르치게 된다. S대학협회의 시민교육부의 아동반 수업을 맞게 된 미나미는 야마다 하루오라는 아이를 만나게 된다. 야마다 하루오라는 아이는 미나미에게 내면적 갈등과 새로운 의식을 만들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야마다 하루오는 아동반에서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항상 아이들 주위를 멤도는 겁이 많은 아이었다. 아동반 수업을 진행하던 중, 야마다 하루오는 미나미가 일본인이 아닌 남(南)이라는 이름을 가진 조선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야마다 하루오는 미나미를 조센징이라고 놀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사건은 야마다 하루오와 미나미 간의 갈등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야먀다 하루오의 가계도에서 나타난다. 야마다 하루오는 사실 어머니가 조선인이고 아버지는 일본이지만, 아버지의 어머니 즉, 야마다 하루오의 할머니 역시 조선인이었다. 야마다 하루오는 자신도 조선인의 피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미나미를 조선인이라고 놀리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야마다 하루오의 아버지는 매일 같이 어머니를 구타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 속에서 자란 야마다 하루오는 조선인에 대한 강한 혐오감을 갖고 있다. 조선인에 대한 강한 혐오감은 미나미를 조센징이라고 놀리는 것을 드러나며 이와 동시에 아버지에게 맞은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어머니를 찾지 않는 모습을 통해 나타난다.
1. 서론
김사량의 [빛 속으로]는 식민지 국가이기에 겪은 아픔들을 다양한 입장을 통해 말한다. 소설의 배경은 일본으로 조선인을 배척하는 땅에서 남선생과 하루오가 주축이 되어 각자가 처한 입장과 상황, 정서를 내비치고 있다. 조선인의 피가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핍박을 받고 설사 육체적인 핍박이 가해지지 않더라도 그 내면에 뿌리 내린 억압된 자의 진정한 의미의 핍박을 보여준다. 소설에서 어린아이(하루오)마저도 자신의 존재증명 혹은 부정을 반복하며 내재된 아픔을 들추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한참이나 나이를 더 먹은 남선생도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는 단순히 소설적 요소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그 시대 일본에서 살고 있는 조선인들의 실제적인 이야기일 것이다. 다시 말해 남녀노소 관계없이 조선인이라는 정체성을 조금이라도 가진 자라면 겪는 동일한 아픔을 남선생과 하루오를 통해 조명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