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바보 형’. 예능 프로그램에서 흰 콧물 분장을 하고 일부러 눈의 초점을 흐리게 하며, 어딘가 어색한 행동 양식을 연기하는 예능인에게 흔히 붙여지는 수식어다. 조금만 생각해 보아도 이러한 표현은 발달장애인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패널들을 따라 웃곤 한다. 부끄럽게도 나 또한 그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내가 장애인을 향한 혐오 표현을 농담으로 소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삶의 영역에서 ‘장애’란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결코 마주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연히 장애인을 만나도 ‘저런, 안타깝다.’ 정도의 생각만 들었으며, 그마저도 내 기억상 3초 이상을 넘긴 적이 없다. 이처럼 장애인지 감수성이 ‘최하’ 수준이었던 나에게 얼얼하면서도 따뜻한 스트레이트를 날려준 책이 바로 류승연 작가의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다.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라는 제목을 듣자마자 머릿속에 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말이 어눌하고 덩치는 크며 머리는 까치집을 지은 남자의 이미지가 말이다. 그 이미지를 특수교육학개론 수업에서 떠올렸을 때야 비로소, 그것이 발달장애인을 희화화며 비하하는 단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때까지는 그것이 발달장애인들과 보호자에게 주는 상처를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무지했고 무식했던 나를 반성하는 의미로 이 책을 선정하였다.
이 책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을 담은 이야기로, 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우는 엄마인 작가가 연재한 글들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엄마가 직접 쓴 글이다 보니, 장애 가족의 입장에서 장애 아동을 키우는 것이 어떤지 사실적으로 서술하고 있고, 직접 경험해야 알 수 있는 그 속의 행복과 어려움을 쉽게 전해주며, 우리 사회의 문제점 및 개선 방향도 현실적으로 잘 담고 있다.
전직 기자인 이 작가는 장애와의 관련없는 삶을 살아왔다. 그러던 중 장애를 가진 아들을 낳게 되어서, 장애인 엄마로 살아가게 된다. 그 양육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생각에 대해서 소개하였다. 그리고 의식적인 생각이나 감정뿐만 아니라 장애인, 장애학생들을 위한 제도와 현실적 배경도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장애인 가족에 대한 현실적인 상황과 고통을 절절하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노력하고 극복하며, 큰 유대감과 사랑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무조건 장애인 가족은 우울하고 고통스럽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한다. 제일 인상 깊고 슬펐던 장면은 아들을 위해서 같은 반 학생들에게 편지를 쓴 것이다. 저자는 아들의 입장에서 편지를 썼는데, 쓰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고 슬펐을 것 같다. 담담하게 아들의 장애와 상태를 서술하고 있다. ‘나는 장애인이기도 하고 어린 왕자이기도 해. 너희가 이전까지 알던 친구들과는 많이 다를 거야.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독후감
류승연 지음
출판사: 푸른숲
독후감
독서 날짜: 2020년 11월 20일.금요일.
동생이 이 책을 추천해줘서 읽어 보았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과 비장애인 딸을 가진 어머니가 쓴 책이다.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과 시선, 제도의 미비, 계속해서 드는 막대한 돈 등을 알려주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희망을 아들의 삶을 살게 해주고픈 어머니의 마음도 절절히 느껴졌다.
내가 중, 고등학생일 때 학교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읽는 걸 좋아했다. 여러 가지 책 중에서 ‘도토리의 집’이라는 만화책이 있다. 오래전에 읽어서 다 기억나진 않고 실제 이야기이고, 청각장애인으로 태어난 아이와 엄마 그리고 장애인 아이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