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고병권이 만난 삶, 사건, 사람 『살아가겠다』. 저자가 지난 몇 년간 강의에서 만난 사람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다. 다양한 맥락과 주제가 담긴 이야기도 결국 ‘삶’이란 지점에서 만나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란 물음에 답을 한다. 하루하루 꾸준히 살아갈 것이라 말하는 이들과 저자가 만나...
철학을 행동의 지혜로 본 시각은 마음에 들었다. 철학 자체가 배워야 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소양이자 학문이라고 본 관점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가 있었다. 플라톤이라는 철학자의 주장이 변증법으로 보나 전제적인 부분이 있다고 본 것도 그다지 유감스럽지 않았고 공감이 되는 주장이었다.
도대체 철학자는 누구일까? 저자는 철학자를 자신의 삶으로 철학을 입증하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가령 앎이 삶과 분리되어 있을 때, 그 앎은 그저‘정보’가 되고, 공부는 그 정보의‘저장’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게 된다는 것이다. 즉 철학은 그 자체로 앎의 대상이 아니라 행함의 지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오게네스는“만물은 만물 안에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저자는 그곳에서 연대의 원리를 이야기한다. 만물은 각자 만물을 품고 있으므로 그 자체로 평등하고, 인간끼리도 그렇다. 또한 만물이 만물 안에 있다는 것은 내 안에 네가 있고, 네 안에 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태일 유서에서 우리에게 동일한 존재가 되어주기를 요청하는 것도 이와 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저자는 철학과 정치의 수렴을 이야기하였다. 자신의 삶을 잘 가꾸고, 그 속에서 타인에 대한 돌봄을 깨닫는 것. 다시 말해 삶의 연대와 이를 위한 투쟁이‘철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