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술 과잉의 시대’에 만들어진 무심한 공백과 사라진 맥락을 채워줄 사회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 빅데이터 및 테크놀로지 문화 연구가 이광석 교수는 『데이터 사회 비판』을 통해 혁신이라는 의도에만 치중해 그동안 등한시되었던 기술이 어떻게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되살피면서, 불안한...
다음은 네이버의 웹툰 ‘살人스타그램’의 프롤로그에 나와 있는 글귀이다. 이 웹툰은 SNS의 해시태그로 연쇄살인을 한다는 독특한 소재로 주목받았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SNS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웹툰이기 때문이다. 이 웹툰에서 연쇄살인마는 SNS 스타의 게시물 속 해시태그를 이용해 사는 곳, 직장 모든 정보를 알아낸다. 이 웹툰이 나오자마자 어떤이는 자발적으로 올렸던 자신의 SNS 속 게시물의 위험성을 깨닫기도 했고 SNS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반응을 드러냈다. 자발적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스스로 자신의 개인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존재로서의 SNS를 마주하면 실로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이 웹툰이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더는 웹툰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디지털포렌식연구센터의 이상진 교수팀의 ‘신상털기’ 실험에 의하면, 30분 동안 개인 신상정보 및 가족관계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피실험자 10명 중 SNS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개인의 정보가 쉽게 쏟아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