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고대사는 그 유구한 역사에 비해 연구의 기본 토대가 되는 사료의 부족으로 제기되는 여러 문제들에 적절한 답을 하지 못해왔다. 천체물리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학자인 지은이는 이러한 고대사의 문제를 사서에 수록된 천문기록을 사료로 끌어들여 현재 한국 고대사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단...
지구과학은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배운 적이 없다. 내가 지구과학을 좋아하지 않은 이유는 너무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스라이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이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게 느껴지겠지만 나에게는 도대체 그렇게 먼 별까지 왜 알아야 하는 건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았고 사실상 음모론 (사실은 달에 갔다 온 것이 아니다. 지구는 사실 네모다. 지구 안에는 또 다른 지구가 있다 등) 도 많고 정확하게 밝혀진 사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그 이유였다. 과제 때문에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를 읽게 되었고 초반엔 지루함을 참고 읽어나갔지만 점점 흥미를 느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초반에 내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이 부분이다.
천문학은 나에게 매우 생소한 학문이었으며, 사실상 무관심했던 분야였다.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보며 감상하는 것은 즐겼지만, 그것을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계산하는 일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느꼈다. 천문학은 전문 용어가 많고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친해질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천문학과 역사를 동시에 다룬다는 것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과거에는 천문학이 오늘날만큼 발달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저자가 혹시 점성술 같은 비과학적 내용을 이야기하려는 건 아닐까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그런 고정관념은 완전히 깨졌다. 책에 몰입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내용 하나하나가 매우 흥미롭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인류사회에서 변천과 흥망의 과정을 기록한 것을 <역사>라고 칭하는데, 한국의 경우 모든 나라 중 천문학 관련 역사를 가장 많이 기록해왔다. 이는 우리의 조상들이 얼마나 천문학에 대한 관심이 지극했는지 알 수 있으나, 현세에는 천문학이 비인기 과목으로 분류되어 괄시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실정이다. 출판된 서적들을 봐도 어린아이들이 볼 수 있게끔 내놓은 가벼운 책들이며 천문학 자체가 난이도 높은 책으로 구분되기에, 성인들에게도 다소 생소한 분야이자 어려운 학과이다.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라는 책은 천문학자가 왜곡된 역사를 천문학적 시선으로..
<중 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