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와이즈베리 신간『시크하다』는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인의 삶을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진짜 행복의 모습을 그려보는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다.
프랑스인의 삶에 대한 태도는 한마디로 ‘시크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인의 시크함은 삶에 대한 환멸이나 퇴폐, 무심함에서...
어떻게 살고 싶냐는 질문에 늘 프랑스인처럼 살고 싶다고 대답한다. 프랑스를 가 보진 못했지만, 동경하는 그곳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 조승연 작가가 쓴 프랑스에 관한 이야기 ‘시크하다’라는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펼치게 되는 책이다. 한국과는 결이 많이 다른 그곳에 대한 글들은 사이다처럼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을 갖게 한다.
프랑스 사람들은 삶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는 제한된 시간이라면, 그것도 단 70~80년간 주어졌다면 슬픔, 절망, 우울 같은 고통스러운 감정도 행복, 사랑 같은 감정만큼이나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한다. 프랑스인에게 신경질 나고 화가 나 싸우는 것은 실존적 인생의 일부로, 특히 가족 앞에서는 감출 이유가 없는 당당한 행동이 된다고 한다. 가족에겐 맨얼굴을 자주 드러내는 내가 프랑스인의 피가 흐르는 게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그들에게 막말하고 상처를 준다는 것은 아니다. 가면을 쓴 채 내 감정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크하다>는 조승연 작가가 프랑스에 체류하며 느낀, 프랑스인에 대한 관찰기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프랑스 사람들이 음식, 육아, 연애, 결혼, 공부, 행복 등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왜 세계인들이 프랑스를 사랑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것 같네요.
한때 자신들의 언어와 음식, 와인에 대해 지나치게 자부심이 큰 프랑스인들에게 거부감을 느낀 적이 있었습니다. 외국에 있을 때,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프랑스 친구들과 저녁을 먹은 적이 있었거든요. 비닐에 담긴 2L 박스와인을 수도꼭지로 돌려 손쉽게 와인을 따라 마시곤 했던 터라, 제가 별 생각이 없었나 봅니다. 맥주병을 입에 대고 마시듯 병 끝에 조금 남은 와인을 쭉 입에 넣고 한 번에 마셨는데, 함께 식사하던 프랑스 친구들이 저를 보고는 ‘오 마이 갓’을 외치고 눈을 가리며 경악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