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시, 정치가 중요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신간 『거대한 불평등』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10년간 주로 [뉴욕 타임스], [배니티 페어], [신디케이트 프로젝트] 등에 불평등을 주제로 발표한 칼럼들을 모은 것으로, 스티글리츠는 이 책의 여러 글들을 통해...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며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것이 대개 1만 년 전이고, 자본주의 역사는 3~400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인류 역사에서 비자본주의 역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자본주의 역사가 차지한 시기는 5%에 불과한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인해 형성된 부는 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굶주리지 않고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음에도, 한편에서는 여전히 그 부스러기조차 손에 넣을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자본주의의 현실이다.
네덜란드의 경제학자 펜(J.Pen)의『소득 분배』라는 책의 흥미로운 것은 점은 사람들의 키를 각자의 소득에 비례해서 작은 순서부터 큰 순서 순으로 가상의 가장행렬을 연출한다. 이를 통해 현실의 소득 불평등 상태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내용이다.
영국 내에서 소득이 있는 모든 사람이 한 줄로 서서 행진을 하고 관찰자가 그것을 바라본다고 치자. 이 행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하게 한 시간이 걸린다. 이 행렬에서 제일 적게 버는 사람은 맨 앞에, 제일 많이 버는 사람은 맨 뒤에 서 있다.
……
제일 선두에 선 사람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머리를 땅에 묻고 거꾸로 걸어오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은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이다. 즉 "마이너스" 인간인 셈이다.
……
행진이 끝나기 마지막 몇 초전에는 연예계 스타들이 나타나고, 행진의 마지막에는 당시 최고 부자였던 석유 사업가 폴 게티가 등장한다. 관찰자는 게티의 몸 전체를 아예 보지도 못한다. 그가 신은 신발 두께만 몇 십 미터에 달하기 때문이다.
소득을 키에 비례해서 표현할 경우 땅에 머리를 묻고 오는 사람부터 몸 전체도 볼 수 없는 사람까지 자본주의 시장경제 구조에서 소득 분배는 어느 정도 불공정하거나 불평등한 측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분배의 불평등(불공정)이 방치된다면 소외는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