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독교의 전통적인 초자연적 유신론의 형이상학적 실재론의 대상화된 하느님을 떠나보내야 하는 신학적 이유을 자세히 밝히고, 비유신론적 영성의 하느님을 비실재론의 관점에서 해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칸트, 포이에르바하, 니이체, 키에르케고르, 불트만의 영향을 받는 한편, 그들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11장 : 신앙의 정당화
종교적 신앙을 위한 적합한 정당화는 어떤 종교적 믿음체계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실재론적 입장에서 종교적 믿음체계는 경험의 기관을 초월하는 형이상학적 가르침이다. 이는 종교적 믿음체계를 초자연적인 것으로 보기 때문에 미신적이고 비종교적인 것으로 분류하는 믿음체계이다. 그러나 미신은 종교적 요청을 하지 않으며, 어쩌다가 참된 것이 되는 미신이 종교적 믿음체계가 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럼에도 신앙에 대해 초자연적 주장에 의존한다고 보는 입장은 확고하다. 이들의 개념을 폐기하려는 신학자들의 움직임을 박해하며, 또한 종교적 신앙을 초자연적 믿음 체계들이 사실일 때만 정당화 된다고 보는 입장이다. 실재론자들은 이러한 믿음체계를 정당화해야만 신앙이 정당화된다고 주장한다.
나의 주장은 이러한 실재론적 관점을 부인하고 신앙에 대한 대안적인 관점을 갖는다는 장점이 있다. 죽음 이후의 삶을 주장하지도, 초자연적 영역에 종교가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대신 신앙이란 종교적 가치를 추구하기로 스스로 내리는 자유로운 결단으로 이해한다. 이를 상징적으로 종교적 충성이라 표현하겠다.
종교들은 영성과 가치적 측면에서 많은 공통점이 있다. 역사적으로 교리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서 상호 배타적, 폐쇄적 성격을 띤다. 그러나 나는 주의주의적인 관점에서 종교전통들이 상호 배타적일 필요가 없다고 본다. 모든 종교전통도 “순수”하지 않고, 역사적으로 다른 종교전통에서 무언가를 빌려오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종교전통들은 서로 간 복잡하게 연결되 함께 발전했고, 실제로 많은 중복점이 있다. 절충주의는 죄가 아니며, 같은 종교 내에서도 모든 해당 종교의 모든 전통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자유와 다양성의 추구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이미 예술 및 윤리 분야에서 다원주의는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고 종교 역시 전체주의를 벗어나 자유로운 종교적 표현이 가능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