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계기]
문학 장르를 즐겨 읽지 않는 내가 <아메리카노 수필집>에 끌렸던 건 “어느 순간에는 삶의 와류에 떠밀려 삶을 살아가는 의지조차 상실해갔다.”라는 이 한 문장 때문이었다. 더 이상 회사를 다니는 의미를 찾지 못해 하루하루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졌던 그날들이 이 한 문장에 압축되어 있었다. 이제 더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기억과 감정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한 경험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자꾸만 관심이 가고 귀 기울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나는 작가가 고통의 시간을 거쳐 삶의 의미를 찾았길 간절히 소망하면서 책을 펼쳤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은 나의 괴로움은 그저 투정일 뿐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자괴감이었다. 그렇다 해도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