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번 책에서는 2012년 수상작인 김중혁의 《요요》를 비롯하여 김성중, 김태용, 박형서, 조해진, 조현, 최진영, 황정은 등 오늘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수상작 《요요》는 한 남자의 고독한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 시계를 만드는 직업을 지닌 주인공의 삶을 중심으로, 시간과 사랑에...
흐르는 시간을 잡는 방법을 알고 있다. 내가 보고 있는 시계의 건전지를 제거해버리면 된다. 하지만 그것은 시계의 시간을 잡은 것일 뿐 내 인생의 시간을 잡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결국 시간을 잡을 수 없다. 시간을 뒤로 돌릴 수조차 없다. 우리의 인생 또한 마찬가지이다. 흐르는 시간을 잡을 수 없고, 지나가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제 아무리 시계 제작자라도 말이다.
텍스트를 읽는 내내 고독함이 느껴졌다. 조용한 방안에 시계초침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인생사 제아무리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것이라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는 그 이상의 형태로 고독했다. 손목이면 손목, 벽이면 벽 그곳에서 평생을 존재하며, 자신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열심히 흐르는 시간을 표현해내는 시계, 그 자체만으로도 외로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