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쩌면 사람도, 어쩌면 관계도, 마지막으로 삶조차 단순한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에게 보내는 삶에 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을 담은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 소설가 공지영이 결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인생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딸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올해 서점에서 갓 나온 수많은 따끈한 책들 중 한번쯤은 나를 좀 읽어달라고 아우성치는 소리에 지나치지 못하고 우뚝 서서 읽게 된 책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녀 감성적인 분홍색 표지에 조그마한 음식그림들, 거기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라는 제목까지. 나는 이 책이 요리법이 담긴 평범한 요리책일 거라고 믿고 페이지를 넘기려다 공지영 에세이라고 적힌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다.
저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자면 공지영 저자는 소설분야에서 꽤 주목받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그녀가 썼던 유명한 책들이 그 사실을 뒷 받침 하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내가 좋아하던 작가였고 그녀가 썼던 책들도 몇 권 읽어 본적이 있었다. 예를 들면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란 책들이었는데 소설이지만 실제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을 만큼 그녀의 책은 내 생각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영화계에서도 인정받는 작가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윗글에서 적었던 책들과는 달리 다소 사회적으로 무거운 주제가 아니다.
공지영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등 소설로 많이 알려진 대한민국 대표 여성 소설가이다. 이런 공지영이 딸에게 주는 레시피라는 에세이 집을 냈을 때, 과연 공지영이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남녀노소 아들 딸 불문하고 이 책은 엄마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나의 예측이 전혀 맞지 않았음을 책을 읽은지 불과 몇분만에 깨달을 수 있었다.
이 에세이에서 사람들의 가슴을 울릴만한 구절은 여러 개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이 컸던 부분은 크게 두 부분이다.
“위녕, 산다는 것도 그래. 걷는 것과 같아. 그냥 걸으면 돼. 그냥 지금 이 순간을 살면 돼. 그 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그 순간을 가장 의미 있게, 그 순간을 가장 어여쁘고 가장 선하고 재미있고 보람되게 만들면 돼.”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공지영 작가가 <딸에게 주는 레시피>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했다. 도서관에서 빌려보거나, 꼭 사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지인에게서 선물을 받았다. 요즘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고 힘을 내라는 의미로 선물을 준 것이다.
늘 그렇듯 공지영 작가의 책은 표지만 봐도 따듯한 감정을 느끼게 만든다. 분홍색 표지의 책은 나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네는 듯 한 인상을 줬다.
책 속에서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첫째 딸인 위녕에게 요리를 하는 법을 가르쳐 주면서, 인생에 대한 조언을 건넨다. 공지영 작가가 알려주는 요리는 모두 하기 어렵거나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집 앞 슈퍼에서 장을 보거나,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들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요리에 그치지 않는다. 그 날 그 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요리법을 알려준다. 요리를 하면서 요리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만들고, 또 만든 직접 만든 요리를 먹음으로써 그 날의 안 좋았던 일들을 잊을 수 있게 만든다.
사랑하는 딸에게, 작가가 전해주는 힐링 레시피 -
"얼마 전 어떤 사회복지사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독거노인 중 남자노인의 자살 충동 중에는 먹을거리를 한 번도 책임져보지 못해 이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절망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더라." 239p
2013년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코미디 드라마 영화중에 고령화가족이라는 작품이 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화한 건데, 나이 값 못하는 오씨 3남매와 홀어머니 그리고 되바라진 여중생 손녀가 나왔었다. 극중 어머니인 윤여정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문제아 자식들로 인하여 마음고생이 심할 텐데도 자식들이 세상에서 지고 올 때면 어김없이 이것저것 진수성찬을 차려주며 자식들을 챙긴다. 저자처럼, “네가 우울해하는 데는 수 만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딱 한 가지야. 우선 몸을 움직이고 맛있는 것을 먹고(네 몸에 좋은 것, 살도 안찌는 것 말이야) 따뜻하게 너를 감싸는 것, 그리고 좋은 말씀을 읽거나 듣고 밝은 생각을 하는 것.”
1. 들어가며
오랜만에 공지영 작가의 책을 만났다. 한동안 서가에는 여행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는 자주 만났지만 음식과 관련된 에세이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엄마가 딸에게 지치고 힘들 때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고 힘이 났는지에 대한 이야기라기에 느낌이 좋았다. 예전에 공지영의 소설은 몇 번 읽은 적이 있어도 에세이를 읽게 된 것은 처음이지 싶다. 그래서인지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따스함, 딸에게 주는 레시피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해졌다.
사실 개인적으로 요리책에는 별로 크게 관심이 없다. 그보다는 내용이 강한 스릴러나 장편소설과 같은 장르를 훨씬 더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는데 일종의 ‘요리책’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아마도 공지영이라는 작가 이름에 이끌렸던 것 같다.
나는 작가의 삶에 대해 조금은 안다. 결혼과 이혼을 몇 번 했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며 거둔 결과물이었다는 것. 그럼에도 나는 작가가 세 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던 듯하다.
작가는 소설가라는 인식이 너무도 강했던 것일까. 분명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해주고 싶어했을거라는 걸 조금쯤은 예상했지만 작가가 직접 요리하는 생각은 안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나는 무심코 작가는 집에서 주구장창 글만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듯하다.
작가는 소설가라는 인식이 너무도 강했던 것일까. 분명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아이들이 먹고 싶은 것을 해주고 싶어했을거라는 걸 조금쯤은 예상했지만 작가가 직접 요리하는 생각은 안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나는 무심코 작가는 집에서 주구장창 글만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듯하다.
그야말로 최근의 화두는 음식인것 같다. 가까운 사람과 나눠먹는 음식. 한 끼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 그 과정은 함께 먹을 사람을 위한 정성의 시간이다.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고 그에 대한 상차림을 한다.
개인적으로 공지영 작가는 <봉순이 언니>에서 비참한 인생이지만, 희망과 긍정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던 착한 여자의 삶을 통해 과연 살만한 인생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겨 주었다. 최근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다룬 <의자놀이>에서 노동자들인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잔혹한 의자놀이 현장을 작가적 상상력이 아닌, 객관적 서술로서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비참하지만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를 제시했던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들고 온 <딸에게 주는 레시피>에서는 요즘 먹방의 인기와 청춘의 외로움과 고달픔을 딸에게 투영시켜 간단한 요리법과 함께 청춘에게 보내는 메시지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책의 분류는 에세이에 가까운 책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류의 책이기에 좀 식상한 면은 있으나, 엄마가 딸에게 혹은 인생의 선배가 청춘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좀 더 감성적으로 접하는 느낌을 갖게 되어 편안한 이야기들이었다.
딸에게 주는 레시피
최근 들어 요리나 세프를 소재로 해 만들어진 방송 프로그램이 부쩍 눈에 뛴다. 또한 음식과 전혀 무관한 프로그램에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프로그램에 삽입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음식 만들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트렌드가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음식과 인생을 접목시켜 새롭게 내놓은 저자 공지영의 에세이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인생에서 먹는 것만큼 생존에 필수적이면서도 즐거운 행위가 없다는 점에서 음식은 우리의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다. 이 책에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가인 저자 공지영은 안심스테이크, 시금치샐러드, 훈제연어, 콩나물해장국, 녹두죽과 애호박무침 등 우리에게 익숙한 27개의 음식과 그 요리법을 소개하고, 이들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힐링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생의 지혜를 진정성 있게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