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빵과 밀의 <황금가지>라 불리는 하인리히 E. 야콥의 저서. 빵을 통해 인류의 종교, 정치, 기술의 진보와 세계사를 논의하는 책이다. 시간적으로는 기원전 4천년부터 현대까지를 기술하고 있으며, 공간적으로는 이집트에서 중국까지를 기술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의 역사에 대한 보충으로서의 빵의...
나는 ‘빵’ 하면 입에 금세 군침이 돈다. 사람마다 개인의 기호가 존재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빵에 대해 지적인 탐구를 해보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의 저자 하인리히 에두아르트 야곱(1889-1967)은 베를린가의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 양질의 교육을 받았다. 문학, 철학, 역사, 음악과 더불어 예술 과학 분야의 지식을 두루 갖추어 20세기의 르네상스적 대표 지식인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그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체포되어 나치 수용소에 끌려간다. 그의 아내는 그를 석방시키려 이리저리 수소문을 하고 금서가 포함된 그의 원고 즉, 빵의 역사의 원고를 숨겨야 했다. 그 후 야곱은 그의 아내와 미국인 삼촌 덕분에 미국인 시민권을 얻어 석방되었다. 그의 아내가 이 책의 원고를 숨겼기에 빵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집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빵의 역사를 그는 평생 40여권이 넘는 책을 썼는데 그 중에서도 빵의 역사는 스스로 ‘자신의 최고의 걸작’이라 칭한 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 20여 년간 4천권이 넘는 책을 참고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제목에 이끌려 읽기 시작하였다. 사실 나는 평소에도 음식과 관련된 문화나 역사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나는 음식을 이해하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음식을 찬양하며, 음식 속에 모든 삶이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이 책을 고민 없이 집어들 수 있었다. 이 책은 평소 나의 생각을 좀 더 확고하게 해 주었고, 좀 더 논리 정연하게 정리해 주었다. 지금부터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이 책의 저자 야콥은 정말 기발한 발상의 소유자인 것 같다. 그는 다소 무겁고 딱딱할 수 있는 인류 역사 6000년을 빵이라는 음식으로 하나하나 풀어낸다.
야콥은 인류의 역사라는 무거운 제목보다 빵의 역사라는 조금 더 가벼운 제목과 내용을 통해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역사적 지식들을 빵과 함께 맛있게 넣어준다.
그는 선사시대 때부터 현재까지 빵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농경, 전쟁, 역사적으로 커다란 사건들을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 책은 빵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 6장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1장 선사시대의 빵, 2장 고대의 빵, 3장 중세의 빵 4장 초기아메리카의 빵, 5장 19세기의 빵, 6장 우리 시대의 빵로 진행되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빵의 추세를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는 빵의 역사는 시대별 빵의 종류가 아니다. 저자는 역사 속에서 빵의 역할을 사건과 연관시켜서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사시대에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면서 빵의 원료가 되는 곡식의 영향력을 서술하고 있다. 또한 중세의 봉건제도 붕괴 원인,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북측이 승리한 까닭, 나폴레옹의 영국 정벌 실패 원인, 히틀러의 기근협정이 지니는 내용이다. 약 6천년에 달하는 역사를 종교, 정치, 전쟁 등의 내용을 함께 알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빵의 역사가 이렇게나 긴 역사를 가진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