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간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로 돌아왔다. 이 책은 인생의 무게를 오롯이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해 고단한 어깨를 보듬는 열네 가지 인생 강의를 담았다. 정재찬 교수는 밥벌이, 돌봄, 배움, 사랑, 관계, 건강, 소유 등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에 대하여 시에서 길어낸 지혜와 깊은...
‘시 읽어주는 남자’라 불리는 ‘시’ 에세이스트 한양대 정재찬 교수의 신간이다. 저자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거나 미소짓게, 혹은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시’의 다양한 효과들을 통해 독자들 스스로 삶을 컨드롤하는 방법을 찾아가게 유도한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은 ‘시’에 대한 부담이 있었던 독자들의 편견을 누그러트린다.
인생은 태도의 씨앗을 심고 마음의 열매가 맺어져 꿈이라는 꽃이 피어나는 과정이다. 내 삶에 방향과 가치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시(詩)가 내게 다가 왔다. 짧은 글이지만 깊은 감동을 주어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순간들이 있다. 평소에도 문학의 숲을 거닐기 좋아했다. 특히 시(詩)는 간단한 글로만 나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문장과 문장 사이 여백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시(詩)는 여지가 있는 편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자유로운 상상과 해석을 펼칠 수 있다. 같은 글을 읽지만 다른 공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도 문학의 정수인 시(詩)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자 낭만이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의 씨앗
짧은 글 하나가 어떻게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우리는 일을 하고, 관계를 맺고, 사랑하고, 소유하고, 끝없이 배운다. 나이가 들수록 누군가를 돌보게 되고 그 대상이 바뀌기도 한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가족이 되어 또 다른 가족을 이루고 밥벌이를 하려 전전긍긍한다.
인생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 나에겐 취업 고민이 가장 큰 때라 자연스럽게 노동에 대한 이야기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소금 시는 그 의미를 생각하고 싶어서 곱씹어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었다.
“로마 병사들은 소금을 월급으로 받는데, 소금을 위해 한 달을 싸우고 한 달을 살았다고 한다. 나는 소금병정.”
참 슬픈 인생이다. 소금을 얻으려고 몸의 소금을 바쳐 노동하는 인생. 소금을 위해 넘어지지 않으려 버티는 소금병정은 비단 옛날 로마병사들만이 아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OECD국가 중 거의 최하위에 들 정도로 워라밸이 좋지 못하다고 한다.
퇴근 후 밤.
자신의 슬픈 인생에 대해서 고민을 이야기 하는 패널에게 담담하게 시를 읽어주시던 그분의 담담한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표지마저 너무 예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시’ 많은 감성과 함축 등으로 문학적으로 깊은 감성이 있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걸로만 생각했던 시들이 정재찬님의 설명으로 시 또한 초등학교 일기처럼 편하게 쓰인 것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총 7개의 장으로 나눠진 이 책의 내용 중 마음이 먹먹해진 시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 밥벌이_ 소금이 녹아 눈물이 될 때 >
소금시 .............................윤성학
로마 병사들은 소금 월급을 받았다.
소금을 얻기 위해 한 달을 싸웠고
소금으로 한 달을 살았다.
나는 소금 병정
한 달 동안 몸 안의 소금기를 내주고
월급을 받는다
소금 방패를 들고
거친 소금밭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버틴다
소금기를 더 잘 씻어내기 위해
한 달을 절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