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비코 다케마루의 대표작 『살육에 이르는 병』. 출간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최고의 반전소설로 손꼽히는 걸작으로, 저자가 작가 데뷔 3년 만에 선보인 이 작품은 많지 않은 분량으로 어떤 작품보다 강력한 본격의 참맛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공정한 트릭은 물론, 수많은 힌트가 작품 곳곳에 장치되어 있어...
기구(起句) : 미노루는 첫번째 살인을 저지른다.
미노루는 대학가에서 우연히 만난 여자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호텔로 유혹한다. 관계 도중 자기도 모르게 여자의 목을 졸라 죽이며 동시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여자가 죽은 후에도 몇번이나 시간(屍姦)을 행한다. 그녀와 이렇게 헤어질 수 없다는 생각에 그녀를 집으로 가져가기로 한다. 그녀를 온전한 형태로 옮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그녀의 가슴을 절개해 호텔방에 있던 검은 봉지에 담아 자기 방 서랍에 보관한다. 이후 그녀와의 황홀했던 그 순간이 생각날 때면 미노루는 검은 봉지에서 그녀의 가슴을 꺼내 만지고 입으로 핥으며 마스터베이션을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녀의 가슴은 쭈글거리다 못해 썩은 고깃덩어리가 되어 더 이상 만질 수 없는 상태로 변한다. 미노루는 썩은 고기덩어리로 변한 그녀를 집앞 마당에 묻는다. 미노루는 마치 오래된 연인과 헤어진 것 같은 이별의 아픔을 느낀다.
【기모우 마사코가 자기 아들이 범죄자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기 시작한 때는 봄이 오려면 아직 먼 2월 초순의 일이었다. -1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