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의 ‘잃어버린 계절’들의 기억
『조선과 일본에 살다』는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이 아흔 가까운 자신의 생을 처음으로 풀어낸 자서전이다. ‘결별해야 했을 일본어로 말하고 써야 하는’ 재일조선인이라는 존재상황과 평생 대면하고 맞서온 시인의 이 회상기에서 그는 자신의 생애가...
“조선과 일본에 살다”라는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책 제목에 들어간 조선이라는 단어가 한민족 이산 문학과 관련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읽게 되었습니다. 책 초반에 적힌 들어가며 부분을 읽고 수업 시간에 들어본 적 있는 4.3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고 짐작하였습니다. 한편으로 이 사건의 이름만 들어보았지, 어떤 사건인지 정확히 모르는 저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이번 기회에 4.3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황국 소년이 되려고 애썼던 어린 시절의 김시종 입장으로 전개되는 방식이 신선했습니다.
작가는 한국인이지만 일본인, 일본인이지만 한국인으로서 평생을 살았다. 물론 오로지 한국인으로서 산 시간도 존재하는데, 1945년부터 1949년까지 4년 남짓한 시간뿐이었다. 한국인이지만 일본인, 일본인이지만 한국인으로서 살아간다고 한 이유를, 개인적으로 풀어서 설명하겠다.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김시종 선생은 1929년 생으로 1945년. 즉 17세까지 한국인이지만 일본인으로 살아갔다. 당시는 일제 강점기로 ‘한국인’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국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지만, 일제 치하 한반도·만주에 거주하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을 일본인이라 생각하지 않고, 한국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생을 한국인이지만 일본인으로 살아갔다고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