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3년 《우수저작 및 출판지원》 사업 당선작이다. 저자 승연이는 중학교 때 적정기술이라는 생경한 용어를 알게 되고, 세계의 90%가 기술에 소외된 채 불평등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이 책은 저자가 그 대안인 따뜻한 기술...
현대는 풍요로 가득하다. 충분한 수준으로 발달한 과학 기술은 현대 사회의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신소재와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에 사용되며 현대 문명의 발전을 가속하고 있다. 이처럼 응용과학 분야는 우리의 삶이 더 편리하고 생산성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조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학의 발전이 가져다준 유익함에는 조건이 달려있다. 바로 경제성이다.
과학 기술에 더 많은 투자를 한 부유한 자본가와 권력가들이 신기술을 선점하거나 영리적 이익을 얻는다. 지구의 한 편에서는 약과 음식이 없어 덧없이 죽어가는 아이들이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충분히 편한 삶을 영위하는 이들에게 아주 약간의 편리를 더 공급하기 위한 과학 기술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자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적정기술에 대해 알고 계실까요? 과학이 자본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토로 탄생한 기술입니다. 수자원이 오염되어 있는 개발도상국이나 제 3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휴대용 정수 빨대, 식수를 얻기 위해 수 킬로미터를 걷는 아프리카 원주민들을 위한 큐드럼(사막에서 데굴데굴 굴러갈 수 있는 원통 형태의 물통), 추운 몽골 지역의 텐트를 보다 따뜻하게 해주기 위한 지세이버(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하고, 열효율이 엄청나게 높은 난로) 등이 바로 적정기술로 탄생한 제품입니다.
이 책은 적정기술에 매료된 저자가 적정기술을 공부하며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걸어온 발자취를 정리한 일종의 에세이집입니다. 놀랍게도, 조승연 작가는 이 책을 고1 학생일 당시 출판했다고 하네요.
적정기술? 어디서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이게 뭘까 하는 신기한 마음에 무작정 이 책을 빌려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놀랍게도 열일곱 이였다. 이 책은 어린 시절에 영종도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자연 속에서 여러 동물들을 키우며 ‘자연소녀’가 되었던 어린 시절의 추억부터, 14살 때 포항공대 장수영 교수님의 특강을 듣고 ‘적정 기술’이라는 꿈을 키워나갔던 이야기...... <중 략>
딱 첫 장을 넘겼을 때 노란색 바탕에 추천의 글이 쭉 써져있었다. 이것만 읽었는데도 얼마나 적정기술을 사랑하고 즐기는지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적정기술’은 기술과 디자인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되어 다양한 문제를 겪는 사람들에게 해결책이 되어 주는 기술, 따뜻하게 손 내미는 기술이라고 한다. 따뜻하게 손 내미는 기술? 원래 기술은 모든 인간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을 내미는 것이 기술이 아닌가?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니었다. ‘세계 디자이너의 95%는 구매력 있는 상위10%의 소비자들만을 위해 모든 디자인 활동을 한다. 이제는 그들을 잠시 두고, 소외된 90%의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할 때다.’이 문장에 나는 처음으로 적정기술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