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길상호의 시집『모르는 척』.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길상호 시인이 2007년에 출간한 [모르는 척]을 수정·증보한 개정판 시집이다. 시집에서 시인은 기존의 자연친화적인 서정성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펼쳐져 있는 불안과 고통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시를 쓴다는 것에 있어서 소재의 선택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힘든 일이다. 왜 시의 소재는 독특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나는 시를 쓸 때마다 ‘어떤 소재로 쓰는 것이 더 좋을까.’라는 고민을 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겪은 것들을 모두 시어로 살리고자 노력한다. 어렵고 특별한 소재만이 시의 소재가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 시의 대상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삶의 언어를 좀 더 운율감 있고 매끄럽게 다듬은 매력적인 언어이다. 시는 곧 우리의 삶과 밀접한 위치에 놓여 있다. 우리의 삶은 뭐든지 시가 될 수 있고 모든 시 속에는 인간의 삶과 죽음, 희로애락 등이 담겨져 있다. 시를 쓰기 위해 무엇을 쓸까 고민하기에 앞서 ‘나의 주위를 둘러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시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