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여류 작가로서 우리나라 하층민의 일상을 세세하게 다뤘던 강경애의 단편소설 해고는 평소 그녀가 관심가진 그 일상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해고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김서방이란 주인공이 평생 몸 바친 직장에서 해고당한다는 소잰데 평범한 공장이나 가게가 아니라 주인과 머슴이라는 점에서 현대의 직업과는 조금 다른 위치를 가지고 있다. 당시의 노동법이야 어떤 것도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진 않았지만, 특히 머슴이라면 월급도 쳐주지 않고 단순히 먹고 재워준다는 이유로 노동을 착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서방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김서방이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구슬려가며 더욱 노동력을 착취했다. 2대에 걸쳐 김서방의 노동력으로 집안을 일군 면장은 사정이 안 좋아서 밭을 팔았다며, 이제 김서방도 필요가 없다고 미안하지만 다른 살 길을 찾아 나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