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었다. 과학, 철학 모든 과목 중 싫어하는 과목 두 가지를 꼽아보라고 하면 딱 이 과목들을 뽑는다. 몇 년간의 미운 정 때문이었을까, 괜히 싫다는 핑계를 멈추고 싶어하는 오기였을까. 책을 펼쳤다. 다시 충격이었다. 이 책을 한 단어로 요약해보자 하면 ‘의심’일 것이다. 물론 과학을 철학적으로 논의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막무가내의 부정적인 의심이 아니다. 합리적이고 합당하고 그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할 수 있는 의심이었다. 그러한 의심의 근거와 그에 대한 반박, 반박에 대한 재반박. 가볍게 다루는 과학사, 과학, 철학을 듣기만해도 치를 떠는 나도 전혀 무겁지않고 가볍게 살짝 생각을 곁들이며 어느새 책에 푹 빠져 결국 완독했다. 중간고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었지만, 이 어쩔 수 없는 책이 어찌 할 도리가 없는 내 과학에 대한 인식을 뿌리부터 변화시킨 것 같다.
그 어떤 과학자가 ‘과학적 상식인 물의 분자식은 H2O다.’ 라는 것에 의문을 품을까. 그 어떤 과학자가 ‘절대 불변의 법칙인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라는 것에 반론을 제기할까. 그 어떤 과학자가 바로 이 책 ‘과학, 철학을 만나다.’의 저자 장하석 교수이다. 장하석 교수는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그 후,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후 과정까지 밟았다. 현재는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장하석교수는 책에서 철학의 임무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철학은 남들이 하지 않는 생각을 대신 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앞으로 더 탄탄해지고 더 많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또한, 상투적인 사고에 도전함으로써 사회의 경직화를 막고 사회의 다양화를 촉진하는 것이 철학과 철학자의 중요한 사회적 기능이다.’ 이 과학자이자 철학자가 쓴 책은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서부터, 과학의 역사, 일상에서의 과학 등을 소개하고 과학이 반성해야할 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자신만의 관점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Fear can hold your prisoner, Hope can set you me free.” 라는 대사는 익숙하다. 바로 쇼생크탈출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수놓은 명대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명대사이기 때문이 이 대사가 지금까지 회자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바로 이것이 던지는 메시지가 우리에게 많은 영감과 생각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현실에 쉽게 안주하고자 한다. 그러나 희망이라는 것만이 그 구속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다는 말은 현대인인 우리가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가정에서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간답고 의미가 있는 삶인지 되돌아보게 한다.희망이라는 존재는 현대의 영화 속 뿐만 아니라 과거의 신화 속에도 존재하였다.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처럼 미궁에 구속되어 있던 이카루스 부자이다. 이들은 그곳을 빠져나오기 위해 지혜를 발휘 한다. 그것은 날개를 만들어 날아서 그 섬을 탈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 제한이 있었다. 너무 높게 오를 경우 태양에 의해 그 밀납이 녹아 날개가 망가진 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살았지만, 그 아들은 결국 그 제한은 자유롭다는 하늘에 있는 순간 망각한 뒤 결국 바다에 빠져 죽게 된다. 그렇다면 이 신화 속에서 단순히 욕망을 제어하지 못한 우매한 이카루스처럼 되지 말자는 교훈을 주기 위해 그 글이 쓰여 졌으며, 그것이 지금까지 현대인에게도 회자되는 이유가 단순한 교육적인 목적 때문일까? 만약 그렇다면 신화의 반쪽의 내용만 이해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카루스의 모습은 우리가 본받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행동하곤 하는 우리의 모습을 닮았기 때문이다. 분명이 결과가 잘못될 줄도 알지만, 잘못된 행동을 끊임없이 하는 모습을 말이다.이카루스의 모습을 하는 재미있는 CEO가 우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리처드 브랜슨으로 버진 그룹의 회장이다. 버진 그룹은 항공사업이나 미디어 사업을 주로 한다. 그런데 그가 유독 인터넷 뉴스에 회자되는 이유는 그의 이색적인 성격과 이력도 있지만 그가 하고자 하는 사업 때문이다. 우선 그는 억만장자 임에도 불구하고, 글이나 재무제표도 읽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