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에 사람들은 성서를 ‘계시’의 책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들을 멈추게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하나님의 목소리가 작아지고, 인간의 소리가 커지는 시편과 지혜문학이다. 이러한 시편과 지혜문학은 고대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위치에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의 위치는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연결하는 통로로서 자리 잡고 있어 고대의 거대한 문물과 사상을 쉽게 접할 수 있었기에 고대 근동지역의 요소들이 시편과 지혜문학 가운데 담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현재는 구약성서의 지혜문학이 고대 근동의 산물이라는 범위를 넘어서 이스라엘 정신사뿐만 아니라, 세계 기독교 정신의 중요한 주제들의 배경을 이루는 정신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오경의 법에 근거한 이스라엘 사상은 이해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지혜를 알아야 한다. 예언자들의 정신세계와 그들이 행하는 비판 정신을 이해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지혜를 알아야 한다. 그만큼 지혜는 이스라엘의 사회사상 및 그 속에 녹아 있는 신앙과 믿음을 형성하는 밑바탕이다. 이스라엘의 지혜는 당당하게 세상을 움직이는 분은 야훼라고 선언하였다. 그리고 그 현상에 맞추어서 자신들의 정신사적 사상을 발전시켜 갔다. 그러나 그동안 불행하게도 지혜문학을 오경과 예언서 그리고 성문서의 시편보다 그 질적인 면의 가치를 낮게 취급해 왔다. 그래서 아직 우리의 현실은 지혜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인 지침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때문에 이 책은 교과서처럼 만들려고 노력하였다.
Ⅰ 지혜문학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단계
1. 색다른 목소리로서 지혜문학
성서에서 지혜문학은 잠언, 전도서, 욥기이다. 이 책들은 이스라엘에서 일어나는 삶의 행위에 대한 규칙을 기록한 책들이며, 이 책들은 ‘성서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행위만 기록된 책’이라는 고정된 틀을 깨뜨린다. 이러한 지혜문학은 하나님이 주인공이 아니며, 하나님이 사건의 전면에 서 있는 것이 아닌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들어가는 말
성경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경을 계시의 책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을 멈추게 하는 부분이 있다. 하나님의 소리가 작아지고 인간의 소리가 커지는 곳, 그곳이 바로 시편과 지혜 문학이다.(그러나 시편 90편 모세의 노래는 심판과 재림의 시기를 예언적 노래로 표현한 매우 중요한 계시의 하나로 이해된다.) 이곳은 인간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고뇌를 말하고 있는 곳이다. 시편은 전적으로 인간이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이다. 잠언, 전도서, 욥기를 읽는 많은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잠언은 윤리적인 책으로 전도서는 구약에선 찾아 볼 수 없는 허무주의를 제시하는 책으로 욥기는 의인의 고난과 극복을 다룬 책으로 생각할 것이다. 오경의 법에 근거한 이스라엘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지혜를 알아야 한다. 예언자들의 정신세계와 그들이 행하는 비판 정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지혜를 알아야 한다. 이는 이스라엘이 고대 근동에서 수용하고 나아가 자신들의 사상으로 재창조한 것이다.(그러나 성경이 누구의 책인가? 이러한 논리는 성경이 인간의 사상에 의한 창조물이라는 주장과 연결되게 된다. 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신학은 위해 세상학문이 도구가 될 수는 있어도 신학이 세상학문의 영향 아래로 들어가게 되면 하나님의 말씀과 연결고리가 끊어지게 되어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스라엘 주변 나라 사람들이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며 신은 단지 멀리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이스라엘의 지혜는 당당히 세상을 움직이는 분은 야훼라고 선언하였다.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 (잠 19:21) 그리고 그 현상에 맞추어 자신들의 정신사적 사상을 발전시켜 갔다.(이러한 주장은 성경을 주신 하나님의 사상이 사람과 시대에 맞춰 발전되어 갔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 세상 학문의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적합한 견해일 수 있어도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는 신학의 범주에서 견해를 세워가는 방법으로는 적합하다 보기 어렵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