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표제작 <내게는 이름이 없다>는 자기 이름 하나 몰라 아무렇게나 불러도 대답하는 바보를 주인공으로, 탐욕과 위선과 약자에 대한 폭력으로 얼룩진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작품이다. <선혈의 매화검>은 진융으로 대표되는 무협소설의 형식과 서사를 빌려왔지만 그것을 철저하게 비틀어 색다른...
위화의 소설집 '내게는 이름이 없다'를 읽다보면 다소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평범한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하는데, 주인공들은 평범하지 않고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난 쥐새끼' 라는 이야기에서도 그랬고, '공중분해' 에서도 그렇다. 지적장애처럼 느껴지는 모자람은 아니고 살짝 재밌기도 한 것이 중국인 특유의 여유와 유머인지도 모르겠다.
위화의 소설집 '내게는 이름이 없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운명'이다. 주인공들은 늘 위화의 소설이 그렇듯 평범한 서민 가정의 소년들로 특별할 것이 없지만 배경묘사와 내용 전개에 위화감이 전혀 없으며, 마지막 반전은 공포소설처럼 짜릿함도 있다. 실은 위화라는 작가의 타이틀과는 다르게 다소 습작위주로 구성 된 소설집의 질에 실망하고 있기도 했다.
위화의 단편소설집 ‘내게는 이름이 없다’는 단편소설 세 번째 이야기의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그 소설집을 대표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기에 내게는 이름이 없다를 읽는 것이 무척 기대됐다. 지금껏 읽어본 단편집에 의하면 아무리 대단한 작가라고 하더라도 장편소설을 위주로 출판하는 작가들의 단편집은 몇 가지만 훌륭할 뿐, 습작을 모아놓은 것도 많아서 가성비가 썩 좋지는 않다. 내게는 이름이 없다는 과연 위화의 단편소설집의 제목을 차지할만한 이야기였다.
인생, 허삼관 매혈기 등으로 중국에서는 국민작가로 불리는 위화의 소설집 ‘내게는 이름이 없다’ 중 두 번째 이야기 ‘벗’을 읽은 감상을 남기고자 한다. 나는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인생이나 허삼관 매혈기를 아직 읽지 않았고, 장편소설을 읽기 전 작가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고자 짧은 단편소설집을 선택했다. 위화는 늘 가난하고 헐벗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는데 벗 역시 서민의 이야기다. 다만, 위화의 글쓰기 인생이 담겼다고 할 만큼 이 소설집의 작품들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