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후로 성(性)은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경험의 원천이었다. 동시에 가장 파괴적이고 잔인한 폭력이었다. 전쟁의 세기였던 20세기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났고, 전쟁의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마다 몸과 영혼을 유린당한 성폭력 피해자들의 통곡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악마 같은 성폭력을 조선의 어린 여성들에게 가하고도 21세기인 오늘 까지도 모른척하지 않는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성폭력이 일본이나 독일 같은 특정 민족이나 국가만의 범죄가 아니라, 우리 사회 안에도 만연한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 안에서도 유명 정치인과 인기 연예인의 성폭행 문제가 뉴스의 주요기사가 되고, 오랫동안 한국사회에서 상식처럼 행해져온 끔찍한 폭력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