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의 단편소설 사진과 편지는 1934년도에 발표되었다. 상류층으로 살았던 작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1930년대라는 일제강점기에 무려 해수욕을 즐기러 휴양지를 찾는 남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남자인 L군은 아직 결혼하지 않았지만, 여자인 혜경은 남편이 있는 몸이다. L군은 혜경의 방에 걸린 멋진 남성의 사진을 보고 누구냐고 묻고 혜경은 자신의 남편이라고 답한다. 남편은 해외여행 중인데 호남형인 그를 보고 L군은 질투를 느끼며 혜경이 자신을 떠나지 않기 위해선 꼭 남편처럼 변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시간이 흘러 L군은 점점 더 멋지게 변했다. 어느 날, 혜경이 떨어뜨린 편지를 남자는 발견한다. 여자의 지인이 여자에게 보낸 편지로 남편이 돌아와서 기쁘겠다, 며칠에 극장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드디어 남편을 볼 생각에 L군은 그 극장을 찾는다. 그런데 혜경의 옆에는 중늙은이 추남이 서 있었다. 남편인 것은 확실했다. 김이 샌 L군은 더 이상 치장하지 않고 혜경과의 만남도 흥미를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