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 글은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출판사의 요청을 받아 이 책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로 거듭났다. 책은 출간 즉시 화제를 일으키며 [뉴욕 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매체가 강력 추천했다....
미국 정당 정치에서 문지기 역할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 점이 매우 신선했다. 분명 지지율이 높은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선에 참가하지도 않고 나가서 당을 만들어서 미국 대선을 치르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 대선 과정은 다시 봐도 어렵다. 린드버그가 고립주의 노선을 타고도 인기를 끈 건 매우 신기하다.
한국의 안철수 열풍 현상이 떠올랐다. 저자가 얘기하는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현상, 그것을 상세히 찾아보니 선출된 대통령, 지도자들이 법을 무시하려고 하는가 그 점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했다. 그 중에서 법 중의 법이라고 하는 헌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있나 보라고 했다.
21세기의 절대 규범이라고 믿고 있던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그것이 무너지는지에 대한 책 제목은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특히 민주주의의 실험실이라 불리는 미국에서 미국인의 관점으로 본 민주주의의 붕괴란 무엇일까? 과연 민주주의가 가진 약점은 무엇이고, 사회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또한 훗날 독재자가 된 잠재적 독재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민주주의를 잠식시켰을까? 이 책은 정치 엘리트의 오판, 정당의 무력화와 문지기 역할의 부재, 헌법의 한계와 규범의 해체를 민주주의의 주요 붕괴 요인으로 본다. 물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실제 주체는 독재자지만, 어느 시대, 어느 상황에서도 잠재적 독재자는 존재했다. 그러나 그 독재자를 막은 사례와 막지 못한 사례의 차이를 앞서 언급한 요인에서 찾는다. 먼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잠재적 독재자를 ‘잠시동안’ 이용하려 하는 정치 엘리트들의 방심과 오판을 하나의 요인으로 꼽는다. 아웃사이더(outsider) 였던 잠재적 독재자의 정치적 발판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둘째로, 잠재적 독재자가 권력을 갖지 못하도록 막아내는 정치 엘리트들과 정당의 무력화 즉, 문지기 역할의 무력화와 부재에서 찾는다. 원로 정치인들과 정당 지휘부들은 오랜 시간 동안의 경험과 인맥으로 후보자들을 걸러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잘 작동되지 않을 때 잠재적 독재자가 집권할 기회가 생긴다. 셋째로, 성문화된 헌법의 한계를 제시하고, 헌법 대신 민주주의를 지켜온 규범의 해체를 그 이유로 든다. 헌법이 성문화되어 있다는 것은 헌법의 자의적 해석 가능성과 그 허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대체제로써 미국의 정치 규범이 작동하여 민주주의를 지켰으나, 규범마저 해체될 때 민주주의는 실질적 위기가 도래한다. 이 같은 요소들과 현재의 정치를 비교, 대조 하며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민주주의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기 위한 여러 요소들이 존재한다. 민주주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서 치밀하게 성문화된 헌법 체 계 이외에도 성문화되지 않은 다양한 규범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규범 중 하나로 ‘상호관용’과 ‘제도적 자제’가 있다.
상호관용이란, 정치 경쟁자가 헌법을 존중하는 한 그들이 존재하고, 서로 권 력을 놓고 경쟁을 벌이며, 사회를 통치할 권리를 갖는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개념이 다. 과거에, 심지어는 헌법을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적 질서가 형성된 후에도 이러한 상호관용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역사적으로 유일한 권력자에게 대적하는 세력은 제거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경제 격차 확대와 빈곤에 허덕이는 시민들의 희생양 찾기를 틈타 소수민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증오와 차별을 부추기고 반민주적 언행을 일삼는 포퓰리스트들이 인류의 역사에서는 늘 존재해 왔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권력을 잡는데 실패했지만, 일부는 성공했다. 미국의 트럼프가 그 예이다. 트럼프와 다른 극단주의 포퓰리스트들은 어떻게 권력의 핵심에 도달했을까? 이 책에서 저자들은 선거 전에 극단주의자들을 걸러내는 당의 문지기 기능이 사라진 것을 인용한다. 미국에서는 각 정당이 대통령 후보를 선택할 때 동료 정치인들의 영향이 컸다. 이것은 명백히 비민주적이었다. 그러나 후보 정치인은 물론 동료 정치인의 능력, 인성, 이데올로기도 모른다. 그들은 또한 검증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는 정치 선동가들과 극단주의자들을 철저히 밝혀냈다.
저자에 따르면 다민족민주주의의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미국이 그 첫 번째 사례가 되길 고대하고 응원한다. 우리 모두는 역사적 힘에 어느 정도 종속 되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무력한 처지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직접 결정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 WASP들은 미국 민주주의를 가꿔온 건국자들의 후예라는 정체성에 걸 맞는 관대함을 다른 인종과 종교에 보여야 한다. 다른 인종들도 정체성 정치를 잠시 내려놓고 협치의 문화를 조성하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승자독식이라는 룰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적 성찰도 있어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이다. 모두 하나마나한 말들뿐이지만 유구한 민주주의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의 위상에 걸 맞는 잠재력이 있기를 바래본다.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내가 생각했을 때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숨쉬는 것과 같고 의식주와 같다. 민주주의 이외의 체재를 경험해 보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어찌 보면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우선 민주주의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 또는 그러한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
말 그대로 주권이 국민에게 있기 때문에 우리는 투표라는 제도를 통해 정치 지도자를 직접 선발하고 모든 정치의 근간 및 정부의 정책/제도 형성은 국민을 위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부의 정책/제도 수립으로 맞추어져 있다. 또한 이러한 지향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정부나 정치는 국민에게 즉각적 배척을 받게 된다. 그야말로 민주주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사상이자 이념인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민주주의 체제 속에서 살지 못한 사람들도 무수히 많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현대식 민주주의 체계가 수립되어 보편화 된 것은 채 100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서점을 둘러보는 와중에 도발적인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제목은 도발적이지만 현실보다 과장되거나 허황되지 않다.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는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가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나 지금 우리가 딛고 선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은 내전이라고 불러도 이상이 없을만큼 분열되고 양극화되어있다. 이것이 비단 최근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늘 지적되어왔지만 특히 지난 5년여간 정치분열이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속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이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데 실마리를 줄 것이라는 기대로 책을 읽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