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꿈을 갖기 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지켜오던 꿈은 ‘화가’였다. 그때는 미술에 관련된 직업이 어떤 것이 있는 지 확실히 몰라서, 그저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내심 중학교 때에도, 고등학교 때에도 미대로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심중에 가졌었다. 그렇지만, 부모님은 완강히 반대하셨고 나는 꿈을 접어야 했다. 부모님도 나에게 소질도 있고, 잘 할 것 같다고 생각하셨지만, 나는 천재성이 없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없다고 하셨다. 나도 반박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 그냥 순순히 부모님의 의견을 따랐다.
그래도 내 주위에서 미술을 하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미술에 질려서 그만 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만 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스스로 천재성은 없어도 재능은 있다는 생각에 금방 포기되지도 않았다. 어릴 때 배운 짧은 미술 실력으로 초등학교 때는 시 대회에서도 입상을 했고, 중고등학교 미술선생님께서 미대를 권하실 정도였으니까 마음 한 편이 씁쓸하고 몹시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