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은 우리나라 근현대문학사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학생은 물론이고 일반에게까지 필독서로 나와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까지 그가 친일 행위를 했다는 것에 마음이 불편해서 그의 작품을 마음껏 즐기며 읽지는 못했다. 엄밀히 따지면 그의 작품에 친일 성향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내가 그 작품을 읽음으로서 친일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 때문에 계속 미뤘다. 차라리 친일 행위를 몰랐다면 편하게 읽고 말았을 텐데 괜히 작가에 대한 판단이 글에도 미치지는 않을까 고민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읽고 나서보니 그것은 괜한 기우였다. 그가 친일을 한 것에 대해서는 반박할 수 없고, 그 비판은 마땅히 받아야하나 그의 작품이 대단히 뛰어난 것 또한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의 단편소설 중 하나인 ‘K박사의 연구’는 한국 최초의 과학소설로도 알려져 있다. 소재는 특이하고 내용은 유머러스하며 문체는 깔끔하고 현대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