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35년 7월 《조선일보》에 연재된 김유정의 단편소설로, 2007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었던 문학작품 중 하나다. '만무방'은 염치가 없는 막돼먹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제 강점기 농촌의 모순된 현실을 응칠, 응오 두 형제의 부랑의 삶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성실하게 농사를 했지만 부랑자로 몰락하며 마을을 떠난 응칠은 그리운 마음에 아우인 응오를 찾아온다 그런데 성실한 농군인 응오는 논의 벼를 베지 않고 있다가 벼를 도둑맞는다. 응칠은 도난 사건과 관련하여 전과자인 자신이 의심받을 것을 우려하여 직접 도둑을 잡기로 한다. 응칠은 의심이 가는 주변 사람을 조사하고 응오의 논에 잠복도 하다가 벼를 다시 훔치러 온 도둑을 잡는다. 하지만 그 도둑이 응오라는 사실에 응칠은 놀라며 자신의 것을 자신이 훔칠 수 밖에 없는 응오의 처지를 비통해한다.
형제인 응칠과 응오는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응칠은 가난에 허덕여 도박이나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가족과도 헤어져 떠돌다가 응오가 사는 동네로 와서 같이 살게 되었다. 응오는 벼농사를 지으며 사는데, 수확이 좋지도 않아 벼 베기를 미루고 있다. 그러다 벼를 도둑 맞게 되고 마을 사람인 성팔이는 응칠을 의심한다.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응칠은 낮에는 노름판에 끼어서 노닥거리다가 밤에 벼 도둑을 잡기로 결심한다. 밤에 응고개로 가서 도둑을 잡았는데, 그 도둑은 응오였다. 동생이 도둑이 되어버린 현실에 안타까워하며 소를 잡아서 돈을 벌자고 제안을 하지만 응오는 거절한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만무방은 1935년 7월 17일부터 7월 31일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다. ‘만무방’이란 제목은 염치없이 막돼먹은 사람이라는 말로 주인공인 응칠을 뜻한다. 그는 아내와 아이도 있었던 평범한 사내였지만, 가난한 농민신세로 파산을 면하기 어려웠다. 아내와 도망쳐 이곳저곳에서 밥을 빌어먹다가 따로 살 길을 찾으려고 헤어졌다. 그 후로 그는 절도와 도박으로 전과까지 얻었다. 동생 응오의 마을에 와서 사는 그는 농사는 짓지 않고, 송이버섯을 캐어 먹고 그 송이로 술값을 내기도 한다. 그야말로 자기 맘대로 살고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최근 응오는 3년간 머슴살이를 해서 힘들게 번 돈으로 얻은 아내가 사경을 헤매느라 추수도 하지 않고 있다. 가난한 살림이라 의사도 못 찾아갔다. 응오는 구렁이 달인 물을 약이라고 아내에게 먹인다. 참혹한 빈곤의 형상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옛 속담 중에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려움을 극복하였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 속담과 같은 경우가 자주 나타났을지 모르겠으나, 어느 순간부터 이 속담의 현실성이 점점 줄어간다. 부와 명예를 가진 부모는 자신들의 부와 명예를 자식에게 대물림 하려 하고, 그 반대로 가난한 부모는 자식들에게 원하지 않아도 가난을 대물림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가난이라는 이 악순환의 고리는 대게 끊어지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된다.
작품은 이런 가난의 반복과 악순환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가난해 질 수밖에 없는 사회의 모순점을 관찰하면서 작가는 이런 세상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응칠과 응오, 그리고 그 주변의 농민들을 통해서 작가는 가난을 이야기한다.
활용한 질문: 그 시대와 현실을 비교했을 때 지금이 더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제목: 1930년대에 비춰본 오늘날 우리사회의 모습
소설 '만무방'은 1930년대 수탈을 당하던 우리 농민들의 삶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응칠과 응오' 두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의 가혹한 침탈과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이 선량한 국민들을 모두 만무방으로 내몰고 있음을 풍자하였다.
1) 소주제: 만무방에 나타난 사회의 어두운 면
사람들이 자신의 논에서 벼를 훔치고, 성실한 농군이었으나 빚에 쫓기다가 결국엔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고, 도둑질과 노름을 일삼는 1930년대 농민들의 비참한 현실은 환경이 사람을 얼마나 변하게 만드는가를 깨닫게 한다. 근본적인 의식주의 결핍은 타고난 성품이나 스스로의 노력과 관계없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현실은 지주와 소작농의 사이에 있었던 빈부갈등 외에 일제의 수탈이라는 강압적인 상황이 추가되어 농민들의 숨통을 틀어막았다.
교과서에도 실려 널리 알려진 김유정의 「봄봄」과 「동백꽃」을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김유정은 농촌 마을과 농촌 사람들에 애정을 가지고 이를 작품으로 형상화시키던 작가 중 하나이다. 실제로 김유정이 남긴 30여 편의 단편 가운데 고향과 고향 사람들을 이야기한 것만 10여 편에 이르며, 그는 일제 치하의 헐벗고 굶주린 조선인들의 삶을 따뜻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작품들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봄봄」과 「동백꽃」에 나타나는 농촌 마을의 따뜻한 분위기와 푸근함, 토속성, 해학성 등을 기억하여 그의 소설적 경향을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애정 어린 시선 너머로 일제 강점기 하에 몰락하고 파괴되어가는 농촌 현실에 대한 작가의 냉철하고 비판적인 현실 인식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만무방」은 몰락하는 농촌 현실에 대한 총체적 보고서와 같다.
⑤ 결말 : 응칠은 황소를 훔치자는 제안을 거절하는 동생을 몽둥이질하여 등에 업고 산을 내려온다.응칠은 황소를 훔치자고 응오를 달랬다. 하지만 응오는 부질없다는 듯 형의 손을 뿌리친다. 화가 난 응칠은 동생에게 몽둥이질을 하게 되고, 응칠은 땅에 쓰러진 동생을 업고 고개를 내려온다.
(중략)
이 소설의 도입부부터 등장인물의 행동을 묘사하면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만무방이라는 제목으로 미루어 보아 이 소설의 주인공을 ‘염치없고 막돼먹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수확하느라 바쁜 데 반해, 응칠은 유쾌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밉지만 밉지 않게 묘사되는 김유정 작가의 해학적 표현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