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국인의 눈으로 중국을 반성하고 비판하다!중국의 어두운 면을 고발한 중국 지식인의 양심 선언문『다시는 중국인으로 태어나지 않겠다』. 세계의 중심이라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역사적 사건으로 얽힌 주변국들과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값싼 노동력과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초고속 경제성장을...
중국인의 행동반응이 재력, 피부색, 권력, 직업에 따라 다르다고 꼬집는 종주캉의 글을 보며 나는 왕샤오링이 자신의 글에서 중국인의 진취적이며, 당당한 모습만을 전반적으로 묘사했음을 떠올렸다. 십여 년 전 우리나라보다 경제발달이나 세계의 흐름에서도 뒤쳐져 있던 중국, 그런 나라에서 온 한 소녀는 한국에 대한 동경이나 막연한 기대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에 대한 비판에 있어서 거침이 없었다. 왕샤오링의 태도를 보고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작은 공포를 느꼈다. 중국의 당당함에 기가 눌렸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종주캉의 글을 읽고 다시 왕샤오링을 떠올려보니, 어쩌면 이것은 중국인의 전형적인 백인 우월사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경제적으로 발전했다던가, 사회적으로 진보했다는 따위의 사실들은 중국인들의 태도 형성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그들의 눈에는 그저 우리는 동양인이었던 것이다.
책 속에 녹아있는 종주캉의 관점이 날카롭다. 단지 주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예시와 신뢰할만한 사료를 통해 타당성을 높였다.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 감정에 동요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종종 이런 책은 이성적인 논리보다는 감정에 호소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종주캉의 생각과 주장에 상당부분 동의하게 되었다. 그만큼 종주캉이 논리적으로 납득할만한 근거를 잘 찾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중국인들을 너무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궁극적으로 종주캉도 이 책을 통해 중국인들이 변화하길 바라고 있을 것인데 이 책을 읽다보면 중국인들은 그런 변화의 가능성은 1%도 없는, 단지 욕을 먹어야만 하는 우매한 사람들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반 정도 읽을 때까지는 조금은 씁쓸한 면도 있지만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어 내려갔다. 앞 부분에 부다중의 추천사는 비록 대만 사람이긴 하지만 서양에서 중국을 평가한 우스갯소리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기상천외한 중국인의 행동들을 스스로 인지하고 이런 비판을 감사할 줄 알고 이를 통해서라도 반성하고 되돌아봐야한다고 말한 것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한 껏 부풀리게 하였다. 하지만 그가 말한 ‘종주캉의 글은 특이한 매력이 있기에 멈출 수 없이 계속 읽게 만든다.’는 것은 책을 읽으면서도 몇 번이고 인상을 찌푸리고 할 말을 잃었던 나에겐 조금 와닿지 않았다. 중국어를 한자그대로 가져오거나 서술어가 어색한 글 때문에 더 읽기 힘들었던 것도 있다.
자극적인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담긴 내용 역시 자극적이었다. 그래도 처음 책을 펼쳤을 때에는 제목만 시선을 끌 용도로 자극적으로 쓰고, 내용은 비교적 건전한 비판일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는데, 내용도 제목과 마찬가지였다. 글쓴이는 보통 생각하는 대로 베이징과 같은 지역 사람이 아닌 90년대까지 영국의 영토였던 홍콩 사람이었고, 북유럽식의 사고를 지향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 보니 중국이 이렇게도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책을 보면서,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내 입장에서는 말이 안 된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꽤 있어서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우선은 책의 내용 중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내용들 먼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먼저, 중국 사회의 언론 통제에 관한 내용이다. 중국은 이미 언론 통제로 유명한 국가이다.
중국인의 행동반응이 재력, 피부색, 권력, 직업에 따라 다르다고 꼬집는 종주캉의 글을 보며 나는 왕샤오링이 자신의 글에서 중국인의 진취적이며, 당당한 모습만을 전반적으로 묘사했음을 떠올렸다. 십여 년 전 우리나라보다 경제발달이나 세계의 흐름에서도 뒤쳐져 있던 중국, 그런 나라에서 온 한 소녀는 한국에 대한 동경이나 막연한 기대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에 대한 비판에 있어서 거침이 없었다. 교수님께서 이런 왕샤오링의 태도를 언급하셨을 때 나 역시도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작은 공포를 느꼈다. 중국의 당당함에 기가 눌렸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종주캉의 글을 읽고 다시 왕샤오링을 떠올려보니, 어쩌면 이것은 중국인의 전형적인 백인 우월사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경제적으로 발전했다던가, 사회적으로 진보했다는 따위의 사실들은 중국인들의 태도 형성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중국처럼 언론의 통제가 철저한 나라에서 이 책은 앞으로도 한동안은 금서로 묶여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왕샤오링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살살 달래가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것에 비해 종주캉은 조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비관적이다. 작가가 몇 차례 언급했지만 자기 자신이 중국인이기 때문에 어느 이방인도 아닌 자신이 비판해야지만 설득력이 있다고 하여 조금도 봐주는 것 없이 무참하게 조국을 짓밟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나라를 비판하는 이런 책이 출판될 수 있을까?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 한다>는 한정적으로 삼성과 로열패밀리인 삼성家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이라 (물론 언론사와 몇몇 판사 검사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출판되었고, 홍세화의 <생각의 좌표>는 주류세력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애정이 깔려있다. 자기가 자기 집안을 욕하는데 "아냐. 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그건 그게 아니다." 라고 말할 정도로 내가 중국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함부로 이 책 내용에 반기를 들지 못하겠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중국인이 중국을 싫어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뼛속까지 중국을 혐오하는 듯 한 저자의 문체에서 일종의 위화감을 느낄 정도였다. 하지만 점차 책의 내용을 읽어가면서 왜 저자가 중국을 그토록 경멸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나 역시 중국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가 묘사하는 중국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노예의 나라, 다음 생에는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 나라, 언론의 자유와 인권 존중이 없는 나라, 정치와 경제가 부패한 나라다. 가장 놀랐던 것은 무려 65%의 사람이 다시 태어난다면 중국인으로 태어나지 않겠다고 한 점이다. 물론 이 수치가 중국인 전체를 대표하지는 못하겠지만, 자신의 국가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인들 중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이 책의 특이한 내용 가운데 하나는 저자가 대다수 중국인을 정신이상자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 근거는 다양한데 그 중 하나는 중국인들이 정부로부터 노예처럼 학대받으면서도 전혀 발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이 최고라고 자부하는 국민성에서 나올 수 있는 제목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조심스럽게 읽어 내려갔다. 중국에서 공부를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봤을 때 중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이 책을 작성했을 거라는 생각은 순식간에 착각에 불과했다. 바로 중국인이 작성했으며 신지식인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중국의 현주소를 비판하고 있는 책이다.
중국에서 공부하면서 제가 느꼈던 이미지와는 다른 의미의 해석들을 보면서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홍콩 출신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 대륙을 혐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친 비판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