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느 가을 저녁 무렵, 시사주간지 기자 장우진과 그의 대학 후배이자 사회학과 시간강사인 고석민은 종로통 한 선술집에서 오랜만에 회포를 푼다. 아내가 다니던 출판사가 폐업하자 생계에 곤란을 겪게 된 고석민은 고향 선배이자 국회의원인 윤현기가 신문 칼럼을 대신 써달라고 한 평소의 부탁을 들어...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최고 작가인 조정래 작이다. 1800년대말부터 일제 강점기, 6.25 이후 부터 1980년 초반까지 장장 100여 년간의 살아있는 3권의 역사 교과서이다. 이에 어어지는 또 하나의 역사서가 나왔다. 바로 ‘천년의 질문’이다. 한강 이후부터 촛불 집회로 이어지는 현대사를 재조명한다.
‘오늘, 당신에게 대한민국이란 무엇입니까?’라는 책 표지의 질문이 눈에 띈다.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있은 이후 수천 년에 걸쳐서 되풀이되어온 질문, 그 탐험의 길을 나서야 하는 게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2019.6월, 조정래’첫 장을 넘기면 바로 눈에 보이는 글이다.
조지오웰은 소설 <동물농장>에서 지도자 동물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을 아둔하고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려 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동물농장>에서 동물들에게 알파벳을 가르치려 해도 몇 자 배우다가 어렵다는 이유로 배우지 않고, 바쁘다며 배우지 않고, 귀찮다며 배우지 않고, 내 생계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배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잘못된 독재 지도자에게 핍박을 당하고 위협을 당하고 미화된 죽임을 당해도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왜 당해야 하는지 무엇 때문에 당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꼬집었습니다.
만약 이 소설의 이런 강한 메시지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공감능력이 부족하거나, 과거의 강한 아집에 사로잡혀있거나, 강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지 않은지 자문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세상에는 전체주의를 모태로 한 공산주의가 있고 이웃나라 홍콩에서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도 자유는 보장되어 있지만 극심한 양극화로 미래가 암울하기만 합니다. 그 속에는 심각하게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하는 망국을 부채질하는 부패세력들이 강한 뿌리를 두고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민주주의가 있기까지 수많은 피를 흘리며 만들었지만, 완성된 민주주의는 아닌 것 같아 더욱 깨어있는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법관출신 전관예우 송정규 변호사와 박진호 판사와의 대화를 인용합니다.
“그러니까 전체 조직화가 불가능하고, 그 불가능이 곧 국민은 실체가 아니라 형체라는 것 아닌가. 그래야 권력 가진 입장에서는 편한 법이고.”
“그야 그렇지. 국민 전체가 조직화되면 그것 참 골머리 아플 거야. 사사건건 따지고 간섭하고 난리들일 테니까.”
“아, 그거야말로 정말 골치 아픈 문제지. 지금 이 상태가 딱 좋아. 말귀 알아들을 만하고, 무슨 일이든 잘 잊어먹고, 나라말 잘 믿고, 권력자나 부자 부러워하고, 연예에 무조건 환호하고, 스포츠에 열광하고, 유행은 미친 듯 따라가고, 그래야 권력층이 권력 누리기가 편안하지, 안 그래?”(2권 200P)
권력자들이 국민들을 딱 개돼지로 보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