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전쟁의 와중에서 한 가족이 국군과 빨치산으로 나뉘어 무참히 파괴되는 과정을 그려낸다.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의 회상에서 연유된 듯한 <황혼의 집>, <기억 속의 들꽃> 등 다분히 서정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과 토속적 샤머니즘의 분위기가 짙게 풍기는 <장마> 등 10편의 작품을 담았다.
1. 장마, 자연과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닮다
윤흥길의 『장마』는 단순한 자연현상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장마가 계속되는 동안 쌓이는 습기와 눅눅함, 그리고 그로 인한 답답함은 인간 내면의 갈등과 고통을 상징한다.
책을 읽으며 나도 마음속에 ‘장마’ 같은 시기가 있음을 떠올렸다.
그것은 내가 삶에서 겪었던 불안과 혼란의 시간들이었다.
2. 개인 경험과 작품의 연결: 나의 ‘장마’ 시절
나도 인생에서 ‘장마’와 같은 시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몇 해 전, 직장과 인간관계에서 겹겹이 쌓이는 스트레스와 무기력감에 빠져 있었던 시기였다.
전쟁의 참극이 담겨 있고 장마라는 타이틀을 보고 알 수 있듯이 시종일관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가족, 자식을 아끼는 인간애적인 부분, 전쟁의 참극으로 가족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슬픈 현실, 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토속적인 믿음까지 여러 면에서 문학사적 가치가 높다는 걸 알 수가 있다.
소설의 시점이 전지적이지 않고 ‘나’에 국한이 되어 있어서 독자적인 관점을 보여줄 수 있었던 점도 나름 메리트였다고 생각을 한다.
윤흥길의 ‘장마’는 한국 전쟁으로 인한 한 가족의 아픔을 그려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어린 아이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주위의 사람들을 관찰한다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제목에서 보듯 소설속에선 일관되게 비가 내린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지던 비 아래선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장마’에 등장하는 가족은 국군과 빨치산인 삼촌의 가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한국 전쟁이 진행되던 중 외삼촌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날아오고, 이에 외할머니가 빨치산을 보고 저주를 내리자 친할머니와의 갈등이 고조된다.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던 빗줄기가 두 사람의 갈등을 더 깊어지게 하는 것만 같았다
윤흥길의 소설 "장마"는 1950년대 한국전쟁 중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전쟁으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작품입니다. 소설은 장마가 한창인 어느 여름, 한 시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인공 소년의 시선으로 서술하며, 민족의 비극과 가족 간의 갈등을 자연스럽게 풀어냅니다.
소년의 가족은 전쟁으로 인해 남한과 북한으로 나뉜 정치적 대립을 상징합니다. 그의 할머니는 남한 정부를 지지하는 강한 반공주의자로, 그녀의 며느리인 소년의 어머니는 북한에 동조적인 사상을 가진 인물입니다. 가족 내에서도 서로의 정치적 입장 차이로 인해 충돌이 끊이지 않으며, 특히 할머니와 어머니 사이의 갈등은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더욱 격렬해집니다.
그러나 소설의 배경인 장마는 이러한 갈등을 잠시 중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마을 전체가 장마로 인해 고립되면서, 가족들은 불가피하게 서로와 마주하게 됩니다.
나의 삼촌은 빨치산이 되어 산속 생활을 하고 국군 소위인 외삼촌은 전쟁에서 전사했다는 통지를 받으며 두 할머니는 반목하는 사이가 된다 할머니는 아들이 점쟁이의 말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믿으며 기다리지만 구렁이 한 마리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할머니는 졸도하시고 그 이후 두 할머니는 서로 화해하고 할머니는 일주일 후 숨을 거둔다
1. 윤흥길 ‘장마’를 읽게 된 계기
어디선가 윤흥길의 장마라는 소설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별 관심이 생기지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특히 여름 장마철이 시작되면 저도 모르게 윤흥길의 장마를 읽어야 하는데 하고 중얼거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장마철이 되면 윤흥길 소설 장마 읽기를 건너뛰었습니다. 너무 덥고 습하니 책 읽을 생각이 잘 들지 않은 것입니다.
'이산가족 찾기' 방송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목록에 등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 1983년, 6ㆍ25전쟁 33주년 특집으로 기획된 이 방송은 각본 없는 드라마로서 전국의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나 또한 이번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산가족 찾기 관련 기록을 찾아보던 중 그들의, 아니 우리에게 남아있는 아픔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30년 만에 만난 피붙이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嗚咽)하는 모습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이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읽은 윤홍길의 『장마』는 나에게 여전히 분단국으로 존재하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直視)토록 했고, 그 속에 남겨진 우리 민족의 아픔을 환기(喚起)시킨다.
윤흥길의 「장마」는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중편 소설이다. 필자는 고등학교 2학년 문학 시간에 이 소설을 처음 읽었다. 그러나 교과서에는 소설의 전문이 실려있지 않았고 그저 이야기의 후반에 해당하는 일부만 읽었을 뿐이었다. 이 부분이 나에게는 큰 아쉬움이었다. 본문 두서에 적힌 짧은 앞 내용 요약만으로는 왜 구렁이가 등장하는지, 주인공의 두 할머니가 화해하는지, 그리고 그 화해가 상징하는 것이 ‘6·25 전쟁을 불러일으킨 이념의 대립을 민족이 가진 정서의 동질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그 행동의 의미를 해석하기엔 내가 모르는 그들의 서사가 있었다.
6.25전쟁 이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립하고 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여러 문제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첫째, 남북한의 지속적 긴장 상황으로 인한 경제, 심리적 부담감 향상과 비효율적 자본 이용, 둘째, 한반도의 지리적 장점을 살리지 못해 외교와 경제에서 피해를 보는 것, 그리고 셋째, 이산가족의 고통 등이 바로 대표적인 분단의 문제이다. 우리는 이 단점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당장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통일에 대해 외면하곤 한다.
밭에서 완두를 거두어들이고 난 바로 그 이튿날부터 비가 며칠이고 계속해서 내렸다. 그들은 외할머니께서 계시는 건넌방에 모여 있었다. 외할머니의 심중에 변화가 생겨서 그들은 외할머니를 위로하고 있었지만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대자 어머니와 작은 이모는 입을 다물어 버렸고 서로 외할머니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외할머니는 자신이 꿈을 꿨던 얘기를 중얼거렸다. 외할아버지가 죽을 때도 엄지손가락이 빠져나간 꿈을 꾸었다. 이번에는 일곱 개밖에 남지 않은 외할머니의 이빨 중 하나가 무쇠로 된 집게가 쑥 들어오더니 빼갔다는 꿈을 꾸었다. 외할머니는 이 꿈이 군에 간 외삼촌에게 불길한 징조가 생길 거라고 우기고 있었다. 새벽잠에서 깨면서부터 줄곧 외할머니는 그 꿈에 대해 늘어놓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맨 처음 한 일이 자신의 이빨을 세는 것이고 작은 이모에게 거울을 가져오게 하고 눈으로 다시 한 번 개수를 확인했지만 의심이 들어서 나를 불러 이빨을 세 보았지만 일곱 개 그대로였지만 외할머니는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