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불완전하다. 절대자의 입장에서 인간의 삶을 바라보면 얼마나 하찮을까. 수명도 짧고, 이성보다는 감정에 휘둘리며, 무시무시한 이빨이나 날카로운 발톱 따위도 없는 연약한 몸뚱어리를 가졌다. 그에 비해 로봇의 삶은 어떤가? 애초에 그들에겐 수명이라는 개념이 없다.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추구하도록 프로그래밍 해놓는다면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서 감정에 휘둘려 일을 그르칠 우려도 없다. 그들의 본체는 강한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심지어는 물질로 존재하지 않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다. 영화 'Her'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사만다는 로봇으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가 끝없는, 무한한 성장이라고 주장했다. 당신이 절대자라면, 어느 쪽의 삶이 더 완전해 보이는가?
이 책은 대체로 로봇의 ‘책임’과 ‘도덕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이 책에서 던지는 첫 번째 물음은 ‘로봇은 자신의 행위를 책임질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