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위압적인 세계에서 개인이 치유될 수 있는 길을 차근차근 찾아나가다!지난 20년간 문학동네를 통해 독자와 만나온 빛나는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이는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 제22권 『회색 눈사람』. 21세기 한국문학의 정전을 완성하고자 구성한 《문학동네 한국문학전집》의 스물두 번째 작품은...
최윤의 회색 눈사람은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겪는 고립과 소외, 그리고 자아 상실을 탐구한 소설이다. 작품은 익명성과 단절감이 지배하는 도시적 삶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상실감과 무력함을 경험하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감정적 혼란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주인공은 현대 사회의 개인적, 사회적 갈등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리고 그 속에서 고독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소설의 배경은 차가운 도시 환경이다. 주인공은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력함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인간관계에서 깊은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며, 점점 더 자신이 주변 세계와 단절되고 있음을 자각한다. 주인공은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를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다.
주인공은 어느 날 길가에서 회색 눈사람을 발견한다. 이 회색 눈사람은 주인공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주인공은 눈사람을 보면서 자신과 닮아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회색 눈사람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주인공의 내면적 고독과 소외감을 상징하는 중요한 상징물이다. 눈사람은 하얀 눈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회색으로 만들어졌으며, 이는 주인공이 느끼는 삶의 무채색적이고 메마른 현실을 반영한다.
주인공은 이 회색 눈사람을 통해 자신의 고독과 단절감을 다시금 인식하게 된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왔지만, 회색 눈사람을 보며 점차 자신의 내면에 쌓인 감정들이 표출되기 시작한다.
줄거리: ‘나’는 전직 교수의 저술을 위한 자료를 찾고 있던 중, 이미 오래전에 무효가 된 강하원이라는 이름의 여권을 지니고 있는 한 여인이 아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으며 그 시절을 떠올린다.
당시 ‘나’는 이모의 돈을 훔쳐 대학에 등록을 하고 하루하루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학기가 끝나자마자 교재를 내다팔고 다음 학기 교재를 구입해야하는 어려운 처지였다. 그러다 한 헌 책방에서 책을 산다는 연락이 와 만나게 된 ‘안’은 ‘나’의 딱한 사정을 알고 그의 인쇄소에서 일을 하게 해준다. 한 학기를 휴학 한 후 인쇄소에서 종일 일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안’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그러다 인쇄소를 찾은 어느 날 밤에 ‘나’는 ‘안’이 지하운동의 조직원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나’는 내게 맡겨진 일 외의 것은 알려고 하지 않았고, 그들 또한 알려주지 않은 체 일을 한다. 한편 ‘나’는 미국에 살고 있는 어머니가 마련해 주신 초청장으로 여권을 신청해 놓는다.
이 소설은 문학 시간에 일부분 먼저 접해 보았다. 그리고 이 소설이 다른 책들에 비해 많은 기억이 남아 있어 문학 과제물로 이 소설을 망설임 없이 선택하였다. 소설의 양이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었고 앞부분이 조금 지루하였으나 교과서에 제시된 부분이 나왔을 때는 반가운 마음에 더욱 주시하여 읽었다.
소설의 시작은 주인공인 나가 한 전직 교수의 저술을 위한 자료를 찾는 중 우연히 이틀이나 지난 신문의 사회면에 있는 한 짧은 기사를 보게 된다. ‘강하원’이라는 이름의 여권을 가진 여인이 아사했다는 기사를 보고 과거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20여 년 전 주인공인 강하원(나)은 이모가 이모부의 수술비를 위해 땅을 팔아 마련한 돈을 훔쳐 서울로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