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가벼운 단어로 무거운 의미를, 익숙한 언어 습관으로 만들어낸 새로운 세계!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문학동네시인선」 제38권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한 이후 작란 동인으로 활동 중인 오은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첫 번째 시집 이후 4년 만에...
오은 시집을 읽으며 요즘 나에게 필요한 시집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오은의 시는 단어와 단어가 소통과 불통을 넘나들며 대화를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단어 따로따로만을 보자면 잘 이어지지 않지만 발음해서 읽어보거나 백과사전에 나온 그 단어의 여러 가지 뜻을 살펴보고 나면 하나로서 이어지는 것이 굉장한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어져 의미가 되기도 하고 상반되는 것 같아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는 그 단어들이 쉴 새 없이 연결(오은의 시 특징은 단어의 나열이라기보다는 연결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되며 얽매이는 것 같기도 하고 또 그 속에서 자유로운 것이 느껴져 위로가 많이 된 시집이었다. 앞서 이영광시인, 이수명시인, 이준규시인을 거쳐 오며 시가 너무 어렵고 조금은 무겁고 이해할 수 없어 바둥거렸는데 그래도 이번에는 그 전보다는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와 말놀이들이 만드는 활발한 시의 분위기에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먼저 과제 필수 시집이었던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이전에 나온 <호텔 타셀의 돼지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 호텔 타셀의 돼지들
사실 이 시집에서 가장 좋았던 시를 고르자면 이 시집 전체의 시들을 모두 분석해야할 것만 같아서 굉장히 신선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말놀이들과 시인이 만든 그만의 시 스타일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호텔 타셀의 돼지들>은 오은 시인의 첫 시집이다. 처음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그는 단어를 다루는데 아주 능숙해보였다. 또 그는 한국어의 활용 뿐 아니라 다양한 뜻을 지닌 어떠한 단어를 가지고 여러 언어유희를 통해 시를 써내려가는 독특한 기법을 보여주었다.
가장 처음에 위치했던 ‘스프링’이라는 시로서 살펴보자면 더블린은 지금/ 텀블링하기 좋은 날씨/ 방과 후의 아이들이/ 봄처럼 튀어 올랐다(‘스프링’ 중 1연) 이 속에서 ‘더블린’과 ‘텀블링’ 스프링과 어감이 비슷하여 연결됨으로서 시 전체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봄(스프링)처럼 튀어 올랐다 ......<중 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