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칸트의 철학을 넘어 실러의 미학으로!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실러의 미학 이론『미학편지』. 실러는 괴테와 더불어 독일 고전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그는 훌륭한 극작가이자 시인이었고, 무엇보다 칸트의 철학에 심취한 미학자였다. 이 책은 그의 대표적인 미학 논문으로, 칸트의 철학 체계를...
칸트의 비판철학의 토대 위에 작성한 실러의 미학은 기본적으로 진리 탐구를 위한 두 가지 도구로 이성과 감성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지피지기'와 연결되어 있다. 세상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든 두 가지로 나누어질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철학적 사유의 핵심인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은 안과 밖을 기준으로 나와 세계를 나눈다. 그런데, 합리론과 경험론을 종합한 칸트의 이러한 이원론마저도 그 기원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플라톤으로부터 시작된다. '나와 세계를 나누어 생각하고, 나와 세계의 관계를 아는 것.' 이것이 바로 플라톤을, 나아가 경험론과 합리론을, 그리고 칸트의 비판철학을, 심지어 이 책인 실러의 미학 편지까지 관통하는 기본 논리다. 다만 실러는 칸트의 비판철학을 바탕으로 이원론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예술'의 역할에 대해서 설명하고, 인간의 불변적인 본성에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심어줌으로써 개인의 자유를 획득하여 궁극적으로는 '미적인 도덕국가'를 실현할 수 있다는 유토피아를 제시하는 데에 까지 나아간다.
<중 략>
IV. 놀이충동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스스로 책을 한 번 다 읽고도 잡아내지 못한 부분이다. 그것은 이 책의 핵심인데, 만약 역자 해설이 없었다면 이 핵심 논점을 발견하는데 무척 힘이 들었거나, 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한 점에서 역자에게 감사한다.) 이는 '놀이충동'과 '아름다움'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실러는 놀이충동이 '형식 충동'과 '감각 충동'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고 이야기 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놀이가 생존의 욕구나 도덕적인 원칙의 준수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충동임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현실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말이다.